에네스 카야. 사진 | 티캐스트 제공



[스포츠서울] 터키 출신 방송인 에네스 카야가 '총각 행세' 논란에 휩싸여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에네스 카야가 총각 행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과 함께 수위 높은 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논란에 에네스 카야는 일부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애매한 입장을 취해 대중을 더욱더 혼란스럽게 만든 바 있다.
예능을 통해 보이는 외국인 방송인들의 독특하면서도 신선한 시선은 국내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자극이 됐다. 그러나 때때로 이들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시청자들을 실망시켰으며 충격에 빠트렸다. '완벽한 방송인'으로 보기에는 모호한 '일반인'이라는 신분, 검증되지 않은 배경, 문화적 이질감 등이 낳은 비극이다. 이에 이번 기획에서는 논란을 일으켰던 역대 외국인 방송인들을 모아봤다.




미즈노 순페이(위쪽), 베라 호흘라이터. 출처 | XTM, KBS 2TV 방송 캡처



◇ '두 얼굴의 사나이' 미즈노 순페이-독일인 베라의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미즈노 순페이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친근한 외모로 2000년대 초반 이다도시와 로버트 할리 등과 함께 방송가를 주름잡던 일본인이다. 그는 한국에서 공부를 하며 '미즈노 교수' 이미지로 대중에 다가갔고,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호감을 샀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화려한 입담을 과시했고 CF 등을 섭렵하며 완벽한 '친한파'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05년 극우잡지에 '노하라 슌스이'라는 이름으로 수차례 한국을 비하하는 글을 기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대중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고 2006년 쫓기듯이 일본으로 돌아갔다. 한국인으로서는 얼얼하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셈이다.
한편, 2009년에는 KBS2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이던 독일인 베라 호흘라이터의 책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이 '한국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책에서 한국사회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며 폄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에 베라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나쁜 의도는 없었다"며 "주관적인 경험을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키바 리에. 출처 | 아키바 리에 트위터 캡처



◇ 아키바 리에 "독도가 어느 나라 소유인지 단정하지 못 하겠다"
'미녀들의 수다'는 외국인 방송인들이 대거 출연했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잡음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일본인 방송인 아키바 리에는 한국인에게는 예민할 수밖에 없는 '독도' 문제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앞서 아키바 리에는 2010년 2월 한 시사주간지와 인터뷰에서 "독도가 어느 나라 소유인지 단정하지 못 하겠다"며 "독도를 찾은 건 한국인이지만 이름을 지은 건 일본인이다"라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에 그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이번 독도 발언 문제로 불미스러운 일과 바로 답변을 바로 드리지 못하고 늦게나마 (글을) 올려 죄송하다"며 "독도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애정이 내가 알고 있던 것 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알고 있는 독도에 대한 상식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이번 일로 인해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재차 사과의 말과 함께 한국에 대해 자세히 알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비앙카 모블리. 출처 | Y-STAR 방송 캡처



◇ 대마초 피우고 미국으로 도망? '재판 불출석' 비앙카
귀여운 부산 사투리와 인형 같은 외모로 인기를 끌었으나 범죄를 저지른 뒤 미국 도피를 선택한 이도 있다. 바로 '미녀들의 수다'로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출신 방송인 비앙카 모블리의 경우다. 지난해 4월 대마초 흡연 혐의로 법원에 기소된 비앙카는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갱신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SNS를 통해 물놀이를 하는 사진이 게재되며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검찰 측이 자진 입국을 권유했으나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그와 함께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된 DMTN 멤버 최 다니엘과 배우 차승원의 아들 차노아에게는 실형이 선고됐다.



크리스 고라이트리. 출처 | 엠넷 방송 캡처



◇ '성추문'으로 얼룩진 오디션 스타 크리스
여기 범죄자 외국인 방송인이 또 한 명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낳은 스타 크리스 고라이트리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만큼 '검증'이라는 문제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프로그램 특성 자체에서 오는 한계다. 크리스는 지난 2011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 출연하며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외국인 사상 처음으로 톱11에 진입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크리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이 등장하며 추문에 휩싸였고 논란이 불거지자 크리스는 한국인 여성 7명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인정하며 한국의 문화를 잘 몰랐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후 한국인 전 여자친구에게 32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밝혀졌고 자신을 고소한 여성에게 "가만두지 않겠다"며 전화를 해 욕설과 함께 협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크리스는 결국 이 사건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라리사. 사진 | 예술집단 참 제공



◇ 문화가 달라도 '너무' 달라…'알몸 퍼포먼스' 라리사
문화적인 차이로 곤욕을 치른 경우도 있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러시아 출신 방송인 라리사는 '알몸 퍼포먼스'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12년 라리사는 연극 '교수와 여제자3'에 출연하며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율이 75%를 넘으면 대학로에서 알몸으로 말춤을 추겠다며 패기 넘치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시 18대 대선 투표율은 75.8%를 기록했고, 라리사는 공연장에서 시원하게 공약을 실천했다. 교수와 여제자3' 측은 당시 "경찰이 공연음란죄 적용 처벌 의사를 알려옴에 따라 공연장 안에서 (공약을) 이행한다"고 알린 바 있다. 그러나 "투표 독려처럼 보이지만, 결국 연극 홍보"라는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라리사는 한 방송을 통해 "약속을 지켰으니까 기분 좋다. 솔직히 욕하는 사람도 있고 좋게 봐주는 사람도 있다"며 "약속을 지켜도 욕먹고 안 지켜도 욕먹는다.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황긍지 인턴기자 prid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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