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입단 당시 기대했던 모습이 3년차에 본격적으로 나온다. 선수 또한 예전부터 꿈꿨던 마무리 투수를 맡아 도약하고 있다. 키움 마지막 1차 지명 우투수 주승우(24)가 첫 번째 목표에 절반가량 도달했다.

주승우는 16일 잠실 LG전 9회말 등판해 1점차 리드를 지켰다. 4번 타자 오스틴 딘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문성주와 신민재에게 연속 볼넷. 허무하게 위기에 빠졌지만 실점은 막았다. 오지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마지막 타자 문보경은 유격수 땅볼, 양 팀 총합 21안타가 터진 타격전에서 키움의 승리를 완성했다. 이로써 키움은 2연승, 올시즌 LG전 4연승을 달렸다.

처음부터 마무리는 아니었다. 키움은 시즌 시작점에서 문성현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하지만 주승우가 꾸준히 강한 구위를 자랑하며 빠르게 마무리가 교체됐다. 주승우는 지난 4월16일 고척 KT전에서 개인 통산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LG전 세이브 후 주승우는 위기 상황을 두고 “어차피 뒤가 없으니까 내가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부족한 게 많다. 7, 8회 등판했을 때와 9회 등판했을 때 느낌도 다른 것 같다. 형들과 코치님께 물어보면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세이브 경험자가 많은 키움이다. 문성현 외에도 조상우 김재웅까지 뒷문을 지켰던 이들이 많다.

주승우는 주위에서 얻은 조언에 대해 “상우 형이 나는 속구가 강점이니까 자신감을 갖고 속구로 승부하라고 했다. 포크볼도 좋지만 낮게 떨어질 때와 아닐 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감독님께서는 멘탈적인 부분을 강조하신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을 때마다 왜 숨이 가빠지냐며 그럴 때마다 심호흡하면서 가라앉히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주승우는 대학 시절 구위가 급상승한 이례적인 히스토리가 있다. 고교시절에도 시속 140㎞ 중반대까지 던졌지만 프로에 지명 받지 못했고 성균관대 진학 후 시속 150㎞ 이상을 찍었다.

주승우는 아마추어 시절을 돌아보며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것을 꿈꿨다. 선발도 좋지만 선발보다는 마무리가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특히 오승환 선배님을 좋아했다. 오승환 선배님을 보면서 마무리 투수가 되는 꿈을 꾸곤 했다”고 밝혔다.

올해 꿈꾸던 모습의 시작점을 찍은 것을 두고는 “꼭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 그리고 10세이브부터 올리고 싶다”고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응시했다.

이날까지 주승우는 4세이브를 올렸다. 2018년 1차 지명 안우진 이후 좀처럼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는 키움이지만 주승우가 올해 도약한다. 앞으로 10년 키움 뒷문을 책임질 마무리로 성장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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