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아직은 5점 입니다.”

사령탑의 극찬에도 차분했다. 시즌 전 목표를 30세이브로 잡은 만큼 차분히 목표를 채워나갈 것을 강조했다. LG 새 마무리 유영찬(27)이 성공적으로 세이브를 쌓고 있는 소감을 밝혔다.

유영찬은 9일 잠실 SSG전에서 3-1로 리드한 9회초에 등판해 삼자범퇴로 승리를 완성했다. 시속 150㎞에 달하는 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이로써 유영찬은 시즌 8세이브. 평균자책점은 1.96으로 낮췄다.

기대 이상이다. 마무리 투수 경험은 물론 1군 경험이 2년차에 불과한 것을 돌아보면 특히 그렇다. 지난해 필승조로 혜성처럼 등장해 활약하더니 올해는 든든히 뒷문을 책임진다. 강한 구위와 제구, 그리고 멘탈까지 점점 향상되고 있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감독도 유영찬을 극찬했다. 그는 “기본기와 투구 메커닉이 정말 좋은 투수다. 그래서 정말 빠르게 성장한다”며 “공을 던지는 감각도 탁월하다. 어제 같은 경우 6일 만에 실전을 치렀는데 제구가 흔들리지 않았다. 감각이 좋아서 실전까지 기간이 있어도 금방 감각을 회복한다. 정말 좋은 게 많은 투수”라고 말했다.

유영찬은 이렇게 마무리 첫해에 연착륙하는 것에 대해 “나 혼자 해낸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원 모두 잘해서 나도 세이브를 올리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활약하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마무리라고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은 없다. 그냥 작년에 필승조를 했을 때와 똑같은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내가 던질 수 있는 공, 내가 던져야 할 곳만 생각하고 던지는 데 집중한다”며 “무엇보다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정말 관리를 잘해주신다. 그래서 작년보다 더 건강하게 던진다는 느낌도 든다”고 반복해서 주위에 고마움을 돌렸다.

더불어 실패도 좋은 약이 됐다고 돌아봤다. 지난달 17일 잠실 롯데전에서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불론 세이브를 범한 순간을 분석했고, 다음부터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유영찬은 “경기 끝나고 코치님과 함께 그 상황을 돌아봤다. 당시 멘탈이 문제였다. 너무 흥분하면서 제구도 안됐다. 덕분에 이제는 내 자신을 가라앉히는 법을 알게 됐다. 공이 높이 뜰 때, 제구가 안 될 때 그때처럼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마무리로서 자신의 점수에 대해 “아직 5점이다”며 “그래도 멘탈 잡는 법을 안 것은 소득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다. 최근 좋은 모습을 꾸준히 유지하면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 30세이브를 얘기했었는데 아직은 먼 곳에 있다고 본다. 숫자 생각하지 않고 매일 팀이 이기는 데에만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날 불안했던 송구를 문보경이 잡아준 것에 대해 “보경이가 0.5 세이브는 해줬다고 생각한다. 너무 미안했는데 정말 잘 잡아줬다. 이렇게 동료들의 도움이 크다”고 웃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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