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2011년 ‘만추’로 인연을 맺은 김태용 감독과 중화권 배우 탕웨이가 13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이제는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넘어 부부가 돼 돌아왔다. 여기에 수지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까지 호화 라인업을 구축했다.

6월 개봉하는 영화 ‘원더랜드’는 죽었거나 혹은 죽음의 문턱에 닿아 있는 사람을 AI로 복제하는 원더랜드에서 발생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김태용 감독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녹여졌다.

김태용 감독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원더랜드’ 제작보고회에서 “원더랜드라는 독특한 세계관 안에서 인물이 관계를 맺고 어떻게 상처받고 극복하는지 보여주는 잔잔한 드라마”라며 “AI를 공부하면서, 언젠가 죽은 사람과 소통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2007년 영화 ‘색, 계’로 혜성 같이 데뷔한 탕웨이는 ‘만추’를 통해 김 감독과 연을 맺은 뒤 2014년 결혼했다. 한국의 영화감독과 중화권을 대표하는 여배우의 결혼에 아시아가 들썩였다. 부부는 13년만에 다시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다.

김태용 감독은 “저에게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촬영장에서 탕웨이를 만났는데 집에 가면 또 있었다. 촬영장에서 품은 의문을 탕웨이와 함께 나눴다. 이게 맞는지 아닌지 물어보고 답하는 과정이 있었다. 24시간 일한 느낌”이라며 “탕웨이는 자기 촬영이 아닌 날에도 촬영장에 왔다.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영화가 가진 아이디어가 좋았고, 김태용 감독과 다시 작업하고 싶었다”며 “전작보다 익숙해졌다는 게 차이점일 것 같다. 저나 감독님이 일 얘기를 많이 한다. 둘 다 워크홀릭이다. 제가 세밀하고 꼼꼼한 편이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힘들 수 있다. 김태용 감독은 내게 행운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팬데믹이 한창일 때 촬영한 ‘원더랜드’는 무려 3년여 만에 개봉한다. 박보검은 그 사이 군복무를 마쳤다. 수지도 쿠팡플레이 ‘안나’, 넷플릭스 ‘이두나!’ 등을 통해 연기 경험을 쌓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스타는 ‘원더랜드’에서 승무원 커플로 등장한다.

수지는 “태주(박보검 분)를 그리워한 것처럼 영화를 기다렸다. 태주와 승무원 커플이었다가 의식불명이 된 태주를 그리워하는 인물이다.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는데 감독님과 박보검과 많은 대화를 하며 장면을 만들었다. 즐거웠던 작업으로 추억한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사실 감독님 때문에 출연했다. 온화하고 부드럽고 사람의 마음을 끄는 리더십도 있다. 정인과 태주 서사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과 깊게 대화했다. 마치 프리프로덕션을 함께 한 느낌이었다. 새로우면서도 즐거웠다”고 웃었다.

최우식은 오랜 친구인 정유미와 AI 복제 회사 원더랜드 선후배 관계로 만난다. 정유미는 이날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최우식은 가까운 사이인 정유미와 연기하는 부분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최우식은 “누나랑 너무 친하게 지내다가 작품에서 연기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다. 처음에는 더 긴장됐다. 왠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더 긴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 탕웨이를 비롯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호화 라인업을 이뤘다. 여기에 공유, 최무성 등이 특별 출연한다.

김 감독은 “비결은 모르겠고, 인연이 딱 맞았던 것 같다. 제일 고마웠던 건 배려가 많은 배우란 점이다. 모두 상대 배우를 위해 희생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 덕분에 촬영이 수월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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