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사비나미술관은 2024년 기획전 ‘호곡장: 눈물의 힘’을 지난 1일 개막했다.

전시명 ‘호곡장’은 조선 후기 문장가 연암 박지원(1737~1801)이 ‘열하일기’(熱河日記)에서 끝이 보이지 않은 요동 땅을 지날 때 “호곡장(好哭場)이로세”라고 말한데서 인용했다. 호곡장은 한바탕 통곡하기 좋은 장소라는 뜻이다.

눈물은 슬픔, 기쁨, 분노, 후회, 사랑, 공포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이다. 또 눈물은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타인과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전시에는 금민정, 김나리, 김승영, 김을, 노진아, 다니엘 부에티, 송유나, 안창홍, 윤정민 등 9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눈물의 의미와 역할, 눈물이 인간의 개인적 감정, 심리적 치유 과정, 사회적 상호작용 등 자신만의 해석을 담아 회화, 조각, 설치, 드로잉, 사진, 영상 등으로 형상화했다.

금민정, 김을, 송유나 작가는 개인적 감정으로서의 눈물에 주목했다. 세 작가는 눈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경험하는 것이 개인의 자아 발달과 자기실현에 필수적이며,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일깨워준다.

김나리, 김승영, 윤정민 작가는 트라우마 회복 효과에 시선을 뒀다. 폭력, 사고, 자연재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은 우리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이 경험은 슬픔, 분노, 두려움, 죄책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눈물은 개인이 경험한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시켜준다. 세 작가는 눈물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노진아, 다니엘 부에티, 안창홍 작가는 공감과 소통으로서의 눈물을 사유했다. 눈물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변화를 촉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세 작가는 눈물을 통한 감정의 공유가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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