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대폭 확대

‘미스 춘향 선발대회’ 올해부터 글로벌로 영역 확장

외국인이 선발될 시 춘향다움의 가치 해외에 널리 알려

춘향제를 논하는 남다른 깊은 정책 토크 ‘관심’

최경식 남원시장이 변사또로 분장, 춘향제를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 진행

[스포츠서울 l 남원=고봉석 기자]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축제, 100주년을 내다보는 춘향제가 올해 더 이채롭게 진화한 모습으로 개최된다.

춘향제는 1931년 일제강점기에 남원의 유지들과 지역의 국악인들의 참여 속에서 민족의식 고취와 춘향의 절개를 이어 받기 위해 사당을 건립하고 제사를 지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1회 때는 춘향과 이도령이 처음 만난 것을 기념하는 단옷날에 남원 권번(券番) 주관으로 전국 각지의 명기(名妓) 100여명이 모여 최초로 건립된 춘향사당에서 첫 춘향제를 올렸다.

94년이란 장구한 역사를 품은 춘향제는 올해 1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분기점을 맞아 ‘춘향, Color愛(애) 반하다’를 주제로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남원 광한루원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축제로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야심차게 선보이겠다는 것이 주최측의 복안이다.

실제로 지난 1956년부터 ‘춘향다움’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한국의 전통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준 춘향제의 대표 프로그램 ‘미스 춘향 선발대회’가 올해부터는 글로벌로 영역을 넓혔다.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는 미스 춘향 진·선·미·정·숙·현 등 6명의 전통적 한국 미인을 선발했으나 올해에는 번외로 외국 춘향이 선발된다. 이미 캐나다, 일본, 베트남 등 5개국의 여성 84명이 참여 신청을 했고 오는 15일 펼쳐지는 본선에 5명이 진출한다. 외국인 우승자가 선발될 시 춘향다움의 가치를 해외에 널리 알리고, 우호교류를 통해 남원을 전 세계에 홍보할 계획이다.

올해는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축제성을 강화한 프로그램도 전진배치됐다. 축제기간 동안 열리는 의상∙분장 체험 행사인 ‘춘향 무도회’에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직접 춘향전의 등장인물인 춘향, 이몽룡, 방자, 향단, 변학도, 월매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하고 화려한 한복파티가 남원에서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1일과 13일 오후 4시에는 시민과 관광객, 전문공연팀 등 총 4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퍼레이드 ‘발光난장 대동 길놀이’가 진행된다. ‘춘향전’의 명장면들을 각색해 남원 시내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만큼 춘향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요천로 광장에서는 댄스동호회와 비보이 단체의 공연이 펼쳐지고 광한루원 앞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DJ가 진행하는 한복 EDM파티도 즐길 수 있다.

춘향제에 백종원도 온다. ‘더본 코리아’와 남원시와 협업... 바가지 없는 축제 만들기

먹거리도 한 몫 한다. 남원시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먹거리 제공은 물론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요식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외식산업개발원과 협업키로 했다. 남원시는 춘향제 기간 동안 ‘더본’과 함께 푸짐하고 기름진 풍요의 땅, 남원에서 자란 싱싱한 농산물과 백종원의 요리 노하우가 결합된 특별한 음식들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춘향난장과 막걸리 축제의 주된 메뉴로는 남원에서 재배한 고품질의 농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소개된다. 추어탕, 남원참미, 멜론, 파프리카, 사과, 포도, 딸기, 그리고 버크셔 흑돈을 이용한 음식들은 방문객들에게 남원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 외에도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한 신고제도, 정량표기, 레시피 관리, 전담직원 매칭 등을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남원시는 각각의 먹거리 존에 키오스크를 활용해 투명한 먹거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바가지요금 신고센터 운영으로 민원 사전 예방과 현장 점검을 통한 바가지요금 근절에 나설 계획이다.

100회를 향해 달려가는 춘향제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장수 축제인‘춘향제’에 대해 논하는 남다른 자리도 열린다.

먼저 10일부터 11일까지 남원시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춘향제 100년, 지역축제 진화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남원세계축제포럼’이 개최된다. 이탈리아 페라라 버스커스 페스티벌의 레베카 보토니 위원장,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알랭 티마르 집행위원, 일본 축제전문가 오마츠리재팬 스가와라 켄스케 등이 참석해 축제 사례 등을 발제한다.

‘보이는 이동스튜디오- 춘향제편’(왓츠 업 춘향 남원 유니버스- HIP파티)도 눈여겨 볼만하다. 15일 오후 6시 예루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는 ‘축제= 도시발전의 강력한 경쟁력’이란 명제 아래 더 글로벌해지고 힙해진 춘향제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신개념 정책토크 콘서트다. 최경식 남원시장을 비롯해 홍보대사 이원종 배우, 김혜순 한복전문가, 최근 춘향전을 각색한 연극 ‘안나전: Hallo 춘향’의 연출과 주연을 맡은 독일인 배우 윤안나(본명: 안나 엘리자베트 릴만), 춘향제 먹거리 부분을 지원한 더본 외식산업개발원 조정민 부장 등이 출연해 시민, 관광객들 앞에서 춘향제와 관련한 다채로운 얘기들을 풀어낸다.

남원시는 지난 3월 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94회 남원 춘향제 D-50 프레스데이’를 개최해 글로벌 축제로 나아가는 춘향제의 방향성과 관전포인트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최경식 남원시장이 변사또로 분장해 춘향제를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춘향제 캐릭터 코스튬’을 쇼케이스로 짧게 선보인 것인데 이 자리에서 최 시장은 “100주년을 내다보는 춘향제는 남원의 상징 그 자체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가야할 우리 시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대한민국 최장수 대표 전통문화축제라는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는 글로벌 춘향선발대회를 통해 영역을 더 확장하는 한편 바가지 요금 없는 축제, 지역과 상생하는 품격있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많은 성원을 당부했다. kob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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