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KCC 전창진 감독은 KT와의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을 앞두고 KT 전력의 핵심인 허훈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농담으로 들릴 수도 있었지만,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전 감독은 챔프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허훈을 막을 선수가 없다. 50점 넘게 풀어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상대 주득점원을 50점 넣게 내버려 두겠다는 것은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전 감독은 “허훈에게 50점을 줘도 된다고 말한 것은 그렇게 되면 (KT 패리스)배스의 공격 비중이 떨어지고, KT 국내 선수들의 공격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배스에게 공이 적게 간다. 그렇게 되면 확률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밝혔다.

‘허훈의 50점’ 발언은 고도의 수 싸움 중 하나다. 전 감독은 KT 패리스 배스를 더 경계했다. 전 감독은 “배스가 상당히 빠르고, 기술도 뛰어나다. 배스에게 2차전에서 예상 밖 3점슛을 허용하면서 당황하기도 했다. 배스보다 KT 국내 선수들의 득점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철저한 분석을 한 전 감독은 “허훈과 배스는 둘이 그 정도 득점을 한다고 판단했다. 그 외 국내 선수들의 득점을 막으면 KT 점수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공격이 잘 풀렸다고 본 경기에서도 둘의 득점을 합치면 50~60점 사이였다. 다만 허훈의 득점 비율이 더 높아지길 바란 전 감독의 전술은 주효했다.

허훈은 챔프전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6.6점을 넣었다. 배스도 5경기 평균 24.4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허훈이 주로 공을 갖고 플레이하며 다득점을 하자, 배스의 의욕도 떨어졌다. 승부처에서 배스는 보이지 않았다. 전 감독의 뜻대로 시리즈가 흘러갔고, 결국 KCC는 우승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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