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맥키니(미 텍사스주)=장강훈 기자] 이제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영어시험도 봐야하고, 밀린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한국어도 꽤 는 것 같고 목표도 또렷해지는 것 같다.

세계 골프팬을 깜짝 놀라게 한 16세 소년 크리스 김(한국명 김동한·영국)이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의미있는 시간을 돌아봤다.

크리스 김은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에 있는 TPC 크레이그 랜치(파71·741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달러)을 완주했다.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프로대회가 세계 최고 선수가 모이는 PGA투어였는데, 16세7개월로 컷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바이런 넬슨 대회 역사상 최연소 컷 통과자로 이름을 올렸고, PGA투어 전체로도 역대 7번째에 불과한 진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 미디어와 골프팬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한 성적. 유럽 아마추어무대를 사실상 평정한 터라 미국 유수의 대학이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경쟁 중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크리스 김은 “팬 앞에서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거웠다. 아드레날린도 많이 분비되고, 모든 것이 정말 좋았다”며 “그래서 더욱더 대회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대학진학을 한 뒤 프로로 전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 경험으로 PGA투어 데뷔가 조금 당겨질 수도 있어 보인다.

그는 “첫 이틀은 잘해서 컷 통과했다. 주말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내 플레이에는 만족하지만, 개선할 부분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기량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수만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나흘간 걸어서, 그것도 영국과 기후가 전혀 다른 미국 텍사스에서 대회를 치렀으니 체력이 바닥날 수밖에 없다. 5일에도 “조금 지쳤다”고 말한 그는 “(피로가) 100% 쌓였다. 더 잘 먹고 더 잘 훈련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첫 두 라운드 성적표로 A(90~95점)를 준 크리스 김은 “전체적으로 80점은 줄 수 있다.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경기가 안풀렸다”고 말했다. 그래도 “다음에 PGA투어에 출전할 기회가 오면 컷은 확실히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무빙데이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밀고 나가는 것은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체력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선수와 대등하게 샷 경쟁했지만, 아직 고교생이다. “친구들이 집에서 지켜보고 이런저런 얘기도 해줬다. 기억나진 않지만, 모두 응원해줬다”며 미소지은 그는 친구들과 재회하는 소감을 묻자 “몰랐는데, 올해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 꽤 멋질 것 같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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