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더위가 봄 수준을 넘어 여름을 방불케 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 얇은 겉옷이라도 하나 더 입어야 하지만, 한낮에는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나서도 괜찮을 정도다. 날이 더워지니 힘든 것도 있지만 즐거운 ‘여름휴가’ 생각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아니나다를까, 필자의 무술도관 수련생들은 요즘 부쩍 다이어트나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 중 최근 입문한 한 수련생이 질문을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운 적도 있지만, 지금 무술을 수련하고 있는 만큼 무술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몸을 만들고 싶다”며 효율적인 트레이닝 방법을 물어본 것이다. 필자는 두가지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앞선 칼럼에서도 한 번 다뤘던 ‘추감기’, 두번째는 ‘다양한 방법으로 등 단련하기’다.

운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코어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는 말은 최근 몇년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코어는 물론 굉장히 중요하다. 일단 코어 근육이 부실한 사람들은 ‘똑바로 서 있는 자세’조차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걷기나 무엇을 들어 옮기는 것 같은 기본적인 움직임조차 어렵다. 그런 만큼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근육 구조다. 이제 우리는 호신을 위해 더 강하고 빠른 움직임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등이 중요하다.

등을 단련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운동은 바로 ‘풀업’이다. 철봉에 메달려서 당겨 올라가는, ‘턱걸이’라고 알려진 그 운동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강하게 당기기 위해서는 탄탄한 등의 힘이 필요하다. 호신술을 펼치다 보면 상대를 당기거나 무기를 가지고 있는 상대의 팔을 강하게 당겨서 고정시킬 일이 많다.

또다른 등단련 운동은 ‘푸쉬업’이다. ‘팔굽혀펴기’로 알려져 있는 운동이다. “어? 푸쉬업은 가슴근육을 키우는데 더 도움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물론 가슴에 집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떠올려보자. 누군가 당신을 강하게 끌어안으려고 하거나 억지로 입맞춤을 하려고 해서 두 팔로 그 사람을 밀어내야 한다. 이런 감각을 떠올리면서 팔을 밀어내면, 등이 탄탄하게 받쳐주면서 힘을 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팔을 뻗어 상대를 때려야 할 때도 속도만 다를 뿐 같은 방식으로 근육 구조가 움직이는 만큼 등에 자극이 간다.

따라서 이러한 호신술의 기본인 당기고 미는 동작을 안정적이면서 상대에게 큰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등운동을 따로 해주면 좋다. 일단은 앞서 얘기한 풀업과 푸쉬업 두 종류만 부지런히 해보자. 정확한 자세로 하면 초보자는 한 개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또한 이 두 운동은 코어 근육들이 탄탄하게 받쳐줘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만큼 연습횟수를 늘리면 코어 단련도 함께 되는 효과도 있다.

정확한 자세를 익히기 위해서는 근처 체육관을 찾아 코치에게 직접 배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도저히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유튜브 등을 이용하자. 코로나 기간동안 홈트레이닝이 유행하면서 유튜브에는 정말 양질의 웨이트 트레이닝/맨몸운동 방법 영상이 넘쳐난다. 자신의 자세와 비교하면서 차근차근 하나씩 고쳐나가면 어느새 ‘등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단, 몸을 크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호신술에 필요한 근력운동인 만큼 운동 수행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탄력을 활용하는 등의 조정은 필요하다.

단련이 된 몸이라고 하면 대부분 탄탄한 가슴근육, 빨래판 복근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몸을 많이 그리고 잘 쓰는 사람들은 몸의 뒷부분 즉, 등, 허리, 엉덩이, 허벅지 뒤쪽(햄스트링), 종아리 근육 등이 잘 발달돼 있다. 이 부분들이 얼마나 발달돼 있나만 확인해도 평소 그 사람의 운동량이 보인다.

직장을 다닐 때 “평소 운동을 많이 한다”던 선배와 함께 대중목욕탕을 간 적이 있다. 그 때 본 선배의 등은 정말 ‘어린이의 등’이었다. 숫가락과 펜을 드는 것을 제외한 어떠한 노동도 해보지 않은 듯한 매끈한 등. 인간은 입으로는 거짓말을 하거나 허풍을 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안 된다. 필자가 운동이나 무술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노경열 JKD KOREA 정무절권도 대한민국 협회 대노경열 JKD KOREA 정무절권도 대한민국 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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