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삼성 ‘거물 루키’ 육선엽(19)이 졸지에 ‘새가슴’이 됐다. ‘우당탕탕 데뷔전’ 때문이다.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긴장한 것이 눈에 보였다.

육선엽은 2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사실 나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영상으로 다시 보니 누가 봐도 긴장한 얼굴이더라. 숨도 가쁘게 쉬는 모습이었다. 평소보다 긴장한 것 같다”며 웃었다.

전날 두산전 7회말 등판했다. 결과는 1이닝 1안타 2볼넷 무실점. 첫 타자 강승호를 뜬공 처리한 후 라모스에게 볼넷, 박계범에게 안타, 조수행에게 볼넷을 줬다. 1사 만루 위기. 정수빈에게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이닝을 마쳤다.

이닝을 끝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데 구자욱과 강민호가 붙었다. 강민호는 손가락을 모아 ‘작다’는 표시를 했다. 육선엽은 웃었다. 구자욱도 함께 웃었다.

2일 만난 강민호는 “심장이 작다는 뜻이다. 숨을 헐떡이면서 던지더라. 그래서 ‘심장이 요만하다’고 그랬다”며 웃었다. 육선엽과 인터뷰 도중 지나가던 강명구 코치는 “(육)선엽이? 아, 새가슴?”이라 했다.

육선엽은 “빨리 만회하고 싶다. (이)호성이 형도 ‘두 번째부터 괜찮을 거다’고 했다. 친구들도 연락와서 ‘두 번째, 세 번째 나가면 괜찮을 거다’고 하더라. 어제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이)재현이 형이 도와준 덕분이다. 내 스스로 잘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준서, (조)동욱이, (김)윤하 등이 연락해 왔다. 준서는 ‘너 입술이 왜 그렇게 파랗냐?’고 하더라. 긴장 많이 한 것 같다고 놀렸다. 진짜 빨리 다음 등판이 왔으면 좋겠다. 꼭 만회하겠다”며 웃었다.

전날 경기도 돌아봤다. 첫 타자를 잡은 후 힘이 들어갔단다. “범타를 하나 만들었다. 첫 타자는 80% 정도로 던졌다. 다음부터 욕심이 났다. 힘이 들어갔다. 제구가 안 됐고, 밸런스가 망가졌다. 내가 못 한 거다”고 짚었다.

사실 갑작스럽게 등판한 감은 있다. 6회까지 5-2로 앞섰다. 7회초 다시 4점을 내면서 9-2가 됐다. 박진만 감독은 “원래 7회 임창민이 나갈 계획이었다. 점수차가 커지면서 육선엽이 등판할 수 있는 타이밍이 됐다”고 말했다.

육선엽은 “갑자기 나간 감은 있는데, 결국 내가 준비를 못한 탓이다. 다음부터는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잘하겠다. 신인답게 던지겠다. 어제 등판으로 교훈을 얻었다. 꼭 만회하겠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