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 기자]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딱 하나. 골만 터지면 된다.

대전하나시티즌은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선두 김천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대전은 최근 3경기에서 1승2무 무패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회복하고 있다. 승점 10으로 하위권에 있지만 4위 수원FC(15점)와 5점 차이에 불과할 정도로 상위권과의 간격이 좁다. 현재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고무적인 결과다. 대전은 최근 3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기록하고 있다. 9라운드 FC서울전에서 3-1 승리할 때 한 골을 허용했을 뿐 대구, 김천을 상대로는 무실점했다. 김천은 10경기에서 6승2무2패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기는 강팀이다. 특히 미드필더를 앞세운 장악 능력이 좋다. 김진규, 원두재 등 수준급 미드필더는 어떤 팀을 만나도 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대전도 전반전에는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어려운 흐름 속에서도 대전은 무실점했다. 안톤과 김현우, 이정택으로 이어지는 스리백은 탄탄한 수비와 빈틈없는 조직력으로 김천 공격진을 무력화했다. 특히 안톤은 노련하면서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수비 라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미드필드 쪽에서는 주세종이 중심을 잡고 젊은 배서준과 이준규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를 방해했다. 경기 막판까지도 수비와 최전방이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수비적인 면에서 만점짜리 경기를 했다.

올시즌 전체로 봐도 대전은 수비가 좋아졌다. 10경기에서 단 11실점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8경기에서 58골이나 허용한 것을 고려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이다.

시즌은 길다. 축구에서는 ‘공격이 좋으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수비가 좋으면 우승할 수 있다’라는 격언이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는 공격 이상으로 수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금의 대전을 희망적으로 볼 수 있는 배경이다.

이제 딱 하나. 득점만 터지면 된다. 대전은 올시즌 10경기에서 9골밖에 넣지 못했다. 경기당 1골이 채 되지 않는다. 주전 공격수 구텍과 호사 등의 연이은 부상 악재 속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천전에서도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하면서 무득점에 머물렀다. 골만 터지면 혈이 뚫리고 분위기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수비가 뒷받침되는 만큼 공격에서만 해결책을 찾으면 대전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이민성 감독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있다. 간절하게 뛰고 있다. 희망적이다. 짧은 기간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이 정도까지 해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전반에는 버거웠지만 후반에는 끝까지 뛰었다”라며 결과에 만족하면서도 “보완은 계속해야 한다. 찬스가 없어서 슛을 못한 게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는 한두 번의 찬스에서 득점하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마지막에 세밀함이 부족한 것은 고쳐야 한다”라며 득점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