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LG전자 초대형 냉방기 ‘칠러’가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달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회사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B2B(기업간거래) 냉난방공조(HVAC)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칠러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냉각 설비로, 주로 대형 건물이나 공장 등 산업시설에 설치된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 규모는 584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8년 610억 달러 규모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자체 조사 결과, 글로벌 칠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95억 달러 규모로, 전체 냉난방공조 시장의 약 15%를 차지한다. 2027년에는 12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해 전체 냉난방공조 시장에서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가정용 및 상업용 에어컨뿐만 아니라 중앙공조식 칠러, 원전용 칠러, 빌딩관리솔루션(BMS) 등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확보했다.

LG전자 칠러사업은 국내외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최근 3년간 연간 15% 이상의 매출 성장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에는 2022년 대비 30% 가까운 매출 성장을 보였다. LG전자는 국내 평택과 중국 청도에서 칠러 제품군을 생산 중이다.

이를 통해 해외에 새롭게 구축되는 배터리 및 소재 업체 공장과 원전 등을 공략하고, 최근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해 ‘2030 미래 비전’ 발표를 통해 회사의 3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B2B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B2B 사업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의 경우,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칠러의 성장 비결에 대해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은 물론 유지비용이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칠러의 한 종류인 LG전자 터보 냉동기의 경우, KS인증 기준 냉난방성능계수(COP)가 업계 최고 수준인 6.5로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유럽과 북미 지역에 출시한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인 인버터 스크롤 칠러에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R410A 대비 ⅓~¼ 수준인 R32 냉매를 적용해 환경보호에도 나선다. 또한 간편하게 유지 보수할 수 있도록 설계해 부품 교체나 점검 작업이 쉽다.

이와 함께 LG전자 칠러에 적용되는 주요 기술인 △고효율 다단 냉매 압축 기술 △대용량 무급유 자기 베어링 기술로 2022년 산업혁신기술상을 수상했다.

LG전자는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중심에서 중동, 유럽, 중남미 등으로 칠러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계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신설하는 공장 수요를 잡기 위함이라고 LG전자 관계자는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배터리·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등에 칠러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 냉난방공조 솔루션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차별화된 핵심 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로부터 비롯된다. LG전자는 공조 제품의 핵심 부품인 최고 수준의 컴프레서와 모터를 자체 개발해 생산한다. 또 열교환기, 인버터, 히트 펌프 기술 등을 진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R&D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비롯해 탈탄소 및 전기화 추세에 맞춘 차별화된 냉난방공조 솔루션으로 글로벌 공조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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