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주=김민규 기자] “내가 하고자 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게 목표다.”

야구, 축구 등 프로 선수라면 우승을 향한 갈증은 누구나 갖기 마련이다. 개인 커리어와 함께 명예가 따라오기 때문. 개인 스포츠인 골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수많은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정조준한다. 그런데 생애 첫 ‘메이저퀸’에 등극한 이정민(32·한화큐셀)은 달랐다. 이정민은 “우승을 더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적 없다”고 단언했다. 무엇보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은 28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6554야드)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엔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파이널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적어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챔피언십은 한국 최초의 여자골프 KLPGA가 창립된 1978년부터 시작된 역사가 가장 깊은 대회다. 특히 이 대회는 초청 선수로도 아마추어 선수는 참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짜 프로들의 자존심 대결’로 명성이 높다.

지난 2010년 KLPGA투어에 데뷔한 베테랑 이정민은 15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관’ 갈증을 풀었다. 시즌 첫 승과 함께 통산 11승을 따냈다. 여기에 ‘23언더파 265타’로 김하늘(2013년 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유해란(2020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이 세운 KLPGA투어 역대 최다 언더파 최소타 타이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첫 ‘메이저퀸’에 오른 이정민은 “마지막까지 리더보드를 못 봐서 몇 타 차이가 나는지 모르고 마지막 홀 퍼트를 했다. 타수 차이가 꽤 나는 줄 알았으면 조금 편하게 퍼트할 걸 그랬다”며 “그동안 메이저대회든 일반 대회든 우승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 특히 내가 잘쳐서 한 우승이라 더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전날 홀인원을 포함해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오른 이정민은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매서운 샷감을 자랑했다. 전반 9개홀에서만 버디 6개를 잡아내며 한때 6타차 선두를 달렸다. 안정적인 퍼트도 뽐냈다.

이정민은 “후배 백규정에게 퍼트 문제점을 지적받은 후 3라운드부터 퍼트가 잘 됐다. 지적해준 부분을 신경썼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우승에 대한 욕심보다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만큼 완벽함을 추구하는 스타일.

이정민은 “나는 스스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우승을 더 하겠다는 목표는 한 번도 세운 적이 없다. 제가 하고자 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게 저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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