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요코하마=김용일 기자] “1-0은 잊었다,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요코하마 땅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행에 도전하는 울산HD 홍명보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울산은 24일 오후 7시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ACL 4강 2차전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원정 경기 출격을 대기한다.

지난 17일 홈 1차전에서 이동경의 선제 결승포로 1-0 승리한 울산은 2차전을 이틀 앞둔 22일 일본 나리타 공항을 경유해 결전지인 요코하마에 입성했다.

울산은 이날 오전까지 안방에서 훈련한 뒤 오후 비행기로 넘어왔다. 요코하마는 경기 당일 비 예보가 있다. 홍 감독은 코치진과 머리를 맞대고 현지 기후까지 두루 고려해 최적의 판을 그리고 있다.

실리적 목표는 달성했다. 울산은 지난 1차전 승리로 클럽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32개 팀 체제로 확장한 클럽월드컵엔 AFC 소속 4개 팀이 출전할 수 있다. 2021년과 2022년 ACL을 제패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우라와 레즈(일본)가 2장을 미리 챙겼다. 남은 2장은 이번시즌 ACL 우승팀, 4년간 ACL 성적을 바탕으로 매긴 ‘연맹 랭킹’ 최상위 팀이다. 이미 티켓을 품은 알 힐랄이 랭킹 1위(115점)에 올라 2위 팀에 돌아간다.

울산은 이 경기 전까지 78점으로 2위를 달리던 전북 현대(80점)에 2점 뒤진 3위였다. 전북은 8강에서 울산에 밀려 탈락했다. 울산이 요코하마를 잡으면서 랭킹 점수 3점을 획득, 81점이 돼 2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울산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린다. 통산 세 번째 우승 도전이다. 요코하마와 4강 2차전은 ‘동아시아 결승전’이다. 이긴 팀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이 겨루는 서아시아 4강전 승자와 아시아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만날 예정이다.

홍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1차전 승리해서 좀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볼 순 있지만, 그 경기는 잊어버리고 내일 경기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했다.

‘1-0 스코어에 대한 심리적 부담’에 대해서는 “지금같은 상황에서 1차전 경기를 승리했지만 잊어야 한다”며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할 수도 있지만, 그러다보면 원정이고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것을 차단하려면 이기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현역 시절 J리거로 오랜 시간 활약한 홍 감독은 일본 취재진으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일본통’으로 불리는 만큼 홍 감독은 상대 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J리그를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다만 ACL을 몇 년간 겪으면서 (바라본) 일본 축구는 무언가 목표를 두고 한다는 것을 충분히 느꼈다.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난 요코하마전(1차전)도 마찬가지지만, 상대를 알고 나가느냐 모르고 나가느냐는 큰 차이다. 우리 선수들이 (ACL을 통해) J리그 팀과 경기했다. 대체적인 스타일을 아는 건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코하마와 2차전은 비 예보가 돼 있다. 그라운드 환경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운동장 환경을 체크해야 한다. 내일 비가 온다면 얼마만큼 좋지 않을지 예측해야 한다”며 “수중전은 양 팀 같은 조건이다. 무언가 특별히 더 준비해야 할 건 없다. 그래도 지금 잔디 상태가 어느정도까지 나빠질지 예측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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