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KCC가 플레이오프(PO)에서 ‘슈퍼팀’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걱정했던 라건아(35·199㎝)의 회춘모드 덕분이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라건아를 다시 뛰게 만들고 있다.

라건아는 2012~2013시즌부터 10시즌 넘게 KBL 무대에서 뛰고 있다. 귀화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도 뛰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이번시즌도 경기당 21분 16초를 뛰며 15.6점 8.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하향세를 걸었다.

‘슈퍼팀’이라 불리던 KCC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였다. DB 디드릭 로슨, LG 아셈 마레이, KT 패리스 배스와 같이 확실한 존재감을 가진 ‘용병’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건아의 노쇠화 탓이었지만, 라건아가 PO에서 펄펄 날고 있다. PO 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0분 37초를 뛰며 23.3점 13.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21일 DB와의 4강 PO에선 블록을 무려 6개나 기록하며 예전의 보드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상대하는 팀들마다 “달라진 라건아 때문에 상대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라건아의 재각성은 확실한 동기부여 덕분이다. 이번시즌을 끝으로 라건아의 계약이 만료된다. 국가대표 계약도 마찬가지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것과 같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KCC 허웅 역시 “(라)건아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다. FA니까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고, 라건아는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의미있는 기록 역시 라건아를 한발 더 뛰게 하고 있다. 라건아는 외국선수 통산 PO 출전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이번 PO에서 애런 헤인즈(70경기)를 이미 뛰어 넘었다. 현역 중 2위는 리온 윌리엄스(SK·30경기)지만, 격차가 크다. 라건아는 챔프전까지 뛰며 기록을 더 늘리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

13년 만의 챔프전 우승을 노리고 있는 KCC가 라건아의 재각성에 제대로 탄력 받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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