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이웅희 기자] “나 말고 다 (슛이)터지면 된다.”

KT 문성곤(31)이 베테랑으로 어린 선수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KT가 문성곤에 바라던 바로 그 모습이다.

문성곤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연봉 7억 8000만원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초반 적응에 애먹었고, 들쭉날쭉 출전시간에 고전하기도 했다.

이번시즌 문성곤은 경기당 평균 23분 6초를 뛰며 5.3점, 3.1리바운드, 1.7스틸, 3점슛 성공률 28.6%로 지난시즌 기록에 비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플레이오프(PO) 시작과 함께 문성곤의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 문성곤은 정관장 시절 숱한 우승을 맛본 베테랑이다. 그 경험과 DNA를 KT 어린 선수들에게 이식하고 있다.

문성곤은 LG와의 4강 PO 2차전에선 3점슛 5개 포함 19점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수비 스페셜리스트이지만, 막혀있던 3점포 포문을 활짝 열었다. 문성곤은 “슛은 터질 수도 있고, 터지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슛보다 나를 빼고 모든 선수들의 슛이 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끈한 3점포가 아닌 공격 리바운드에 의미를 두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문성곤은 “3점슛을 많이 넣은 것보다 내게는 공격 리바운드가 더 의미있다”고 밝혔다. 공격 리바운드는 팀에 공격 기회를 한 번 더 가져다준다. 문성곤의 투지 넘치는 수비와 공격 리바운드가 팀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문성곤은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수비, 공격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묵묵히 팀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며 선수들의 호승심을 불러 일으킨다. KT가 거액을 들여 문성곤을 데려온 이유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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