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윤세호 기자] 의외였다. 2015년 이후 사라진 60도루 도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부상 혹은 체력 저하로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며 타이틀만 가져가기를 바랐다. 뛰는 야구를 선호하는 LG 염경엽 감독이 도루 1위 박해민(34)의 질주를 우려했다.

염 감독은 20일 SSG랜더스필드에서 박해민의 도루 숫자가 60개까지 진행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60개는 안 된다. 굳이 60개까지 할 필요 없을 것 같다. 내 생각에는 60개를 하지 않아도 도루왕을 할 것 같다. 60개든 40개든 도루왕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해민이와 올해 도루왕을 하기로 목표는 잡았다. 그러나 60개까지 하면서 오버페이스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지난 19일까지 16도루로 도루 부문 1위에 있다. 2위 삼성 김지찬의 11개와 5개 차이다. 염 감독이 바라는 시나리오도 도루 5개 차이였다. 그는 “안정적으로 5개 차이만 유지하면서 가면 될 것 같다. 경쟁자가 50개 이상 페이스로 가면 60개까지 하는 게 어쩔 수 없지만 개수가 아닌 1등을 목표로 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해민은 통산 384도루로 이 부문 역대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역사상 KBO리그에 6명밖에 없는 한 시즌 60도루 이상 달성자다. 네 차례 도루왕을 차지한 박해민은 삼성 소속이었던 2015년 60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목표도 9년 전 기록 재도전이다. 박해민은 스프링캠프부터 지난해보다 높은 성공률로 60도루 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릴 것을 다짐했다. 지난해 도루 성공률 68.4%로 이례적인 부진을 겪었는데 올해 이를 만회할 것도 약속했다.

염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해민이는 도루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갖고 있다. 타이밍, 스피드, 슬라이딩, 센스까지 모든 게 다 좋다. 마음먹으면 매 시즌 40개를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작년에 성공률이 낮았던 것은 그동안 도루를 많이 자제했고 그러면서 감각이 떨어졌다. 20개 정도만 하다가 작년에 갑자기 많이 하면서 감각이 떨어졌다. 그래도 꾸준히 도루를 하면서 감각이 살아났다. 그 결과가 올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박해민의 긍정적인 부분을 하나 더 꼽았다. 나이와 무관하게 유지되는 순발력이다. 그는 “순발력이 떨어지면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이게 된다. 머릿속으로 스톱을 생각해도 몸은 멈추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데 이때는 되돌릴 수 없다”며 “해민이는 여전히 순발력이 좋다. 나이가 있어도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고 살아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박해민의 도루 성공률은 94.1%. 성공률도 높은데 성공 하나하나의 가치 또한 높다. 도루가 승리로 이어지는 득점이 될 때가 많으며 도루 외에 태그업, 콘택트 플레이 득점으로 팀을 구원한다. LG가 이번 주에 올린 3승 중 2승이 박해민의 다리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은 영원하지만 팀의 승리 또한 영원히 남는다. 염 감독의 바람대로 박해민이 도루 숫자 60개 미만으로 안전하게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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