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KIA가 환골탈태했다. 정규시즌 10%가량 소화한 시점에 10승4패로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승10패로 최하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주포’ 나성범과 야전사령관 박찬호 등 주축선수뿐만 아니라 백업요원까지 7명이 부상 악령에 시달리지만, 흔들림 없다. 심재학 단장이 주도하는 프런트 시스템에 초보 답지 않은 운영으로 찬사받는 이범호 감독이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KIA를 환골탈태하게 만든 세 가지 요인은 무엇일까.

◇외국인 투수 영입 대성공

KIA는 지난해에도 3강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14경기에서 단 4승을 따내며 추락했다.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로 꾸린 외국인 선발진이 일곱차례 선발등판해 단 1승(5패)을 따내는 데 그쳐 동력을 잃었다.

단장과 감독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불명예 퇴진하는 등 곡절을 겪은 KIA는 올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대투수’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할 외국인 투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KIA 관계자는 11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외국인 투수를 뽑을 때 정말 심사숙고해서 여러 교차 검증을 거쳐 데려왔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성공. 윌 크로우(2승1패)와 제임스 네일(3승)은 평균자책점(ERA) 2.64를 기록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그 출발선은 선발진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선발 안정→불펜도 안정

선발진이 안정되니 불펜도 과부하를 면할 수 있다. 선발이 긴 이닝을 버텨주면, 불펜진도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황동하 곽도규 임기영 이준영 등이 ERA 0.00 행진으로 상승세를 견인하는 배경이다. 최지민(ERA 1.42), 장현식(1.23)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14경기에서 불펜진이 53.1이닝을 책임졌는데, 최소이닝 3위다. 특히 정해영은 들쑥날쑥하게 마운드에 오르던 지난해와 달리 ‘세이브 상황’이라는 명확한 타이밍에 마운드에 오른다. 여섯 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하며 6세이브, ERA 0을 기록 중이다. 필승조 전상현이 7.2이닝으로 가장 많이 던졌고, 곽도규(7.1이닝) 최지민(6.1이닝) 등 필승조를 제외하고는 과부하 없이 시즌 초반을 넘기고 있다.

투수들이 경기 상황에 따라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명확한 역할을 부여한 게 효과를 보는 셈이다.

◇타선도 자신감↑+고정 라인업

마운드에 계산이 서니 KIA 내부에선 지고 있더라도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하다. 실제로 KIA는 선제 실점을 하더라도 경기에서 이긴 경우가 더 많아(4승3패) 이 부분 리그 1위다. 역전승도 4차례나 기록했다.

KIA 타선은 고정 라인업을 정해놓고 간다. KIA 이범호 감독은 “타순이 정해져 있어야 선수들도 계산을 할 수 있고, 경기 준비할 때 편하다”며 고정 라인업을 고수한다.

부상자가 잇따라 나오며 이 라인업이 흔들릴 법한데, 요소 요소마다 백업 선수들이 들어가며 라인업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서건창 고종욱 이창진 등 백업마저 활약이 준수하다. KIA의 탄탄한 선수층이 이때 빛을 발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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