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은별 기자] 셀프로 작가 데뷔한 남규홍PD는 ‘스포츠서울’과 전화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불쾌함을 드러냈다.

남PD는 “‘나는 솔로’는 메인PD들이 다 기획하고 구성한다. 이게 뭐가 잘못됐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공동으로 기획했기 때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매번 촬영할 때마다 (PD들이) 주도해서 지시하고 구성했다. 작가영역과 PD 영역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명단에)넣어주자 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가 책도 여러 권 냈고 방송 대본도 직접 썼다. ENA ‘스트레인저’는 모든 대본 내레이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내가 썼다. 작가는 한 줄도 안 썼다”며 “‘나는 솔로’도 마찬가지다. 스튜디오 대본은 작가들이 쓰지만 구성, 기획 등 작가파트와 자막까지 쓰는 사람을 정확하게 표시하자 해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나는 솔로’ 초창기부터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온 작가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SBS 재직시절에도 작가명단에 이름을 올린적 있냐는 ‘스포츠서울’의 질의에 “구시대적 얘기는 하지 말라”며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SBS ‘짝’(2011~2014)을 촬영할 때도 내가 글을 많이 쓰긴 했지만 내 이름을 뺐다. 지금은 모든 게 정확히 표시돼야 하는 시대다”라고 말했다.

남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로 입봉한 딸에 대해서도 PD로 재직 중인지, 작가로 재직 중인지 명확한 롤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여기서 걔가 자막을 다 쓴다. 뭐가 잘못됐나”라고 답했다.

이같은 남PD의 주장에 일선PD, 작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5년차 경력의 지상파 채널 출신 한 예능PD는 “케이스바이케이스긴 하지만 대체로 예능프로그램 자막은 PD들이 썼다. 그렇지만 어떤 PD도 자막을 썼다고 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않는다”고 말했다.

30년 경력의 한 예능 작가는 “드라마처럼 극대본이 아닌 이상 예능 프로그램과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연출과 작가의 업무가 혼재되기 마련이다. 메인 작가들은 기획회의, 현장촬영, 후반 편집까지 모두 참여한다”며 “김태호PD가 ‘무한도전’ 자막 썼다고 작가라고 하지는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분초까지 TC를 다 넣은 ‘편집구성안’ 대본을 따로 써주는 시사교양 작가들도 모두 연출자로 데뷔해야 하나”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중견 예능 작가는 “딸이 자막 썼다고 작가명단에 올리는 건 도를 넘었다”며 “법을 어긴 건 아니지만 지상파 방송사 PD 출신으로 최소한의 직업윤리를 망각했다”고 지적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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