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 기자] 스타의 귀환이다. 궂은 날씨였지만,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갤러리가 꽤 많았다. 자신의 것이 아닌 볼로 플레이(오구플레이) 해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윤이나는 4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668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서 동료 선수와 팬 앞에 섰다. 2022년 7월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클래식 이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인사로 시작했다. 지난해 ‘루키열풍’을 몰고온 방신실(KB금융그룹) 황유민(롯데)와 한조로 출발한 윤이나는 선수 소개가 끝나자 갤러리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팬과 다시 골프장에서 만나는게 처음이어서, 감사 인사드리고 싶었다.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긴장감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표정으로 차분히 플레이를 이어간 그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바꿔 2언더파 70타를 적었다. 장기공백에도 불구하고 270야드에 가까운 장타를 뿜어냈고, 더러 실수했지만 부드러운 퍼팅 스트로크로 갤러리 환호를 끌어냈다.

윤이나의 팬클럽은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큰소리 응원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히려 일반 갤러리가 “윤이나 화이팅!”을 외치는 등 스타의 복귀를 반겨 대조를 이뤘다.

살떨리는 복귀전을 마친 윤이나는 미디어센터에 들어선 뒤 또 허리를 숙였다. 그는 “내 잘못으로 상처받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 개인 성적보다는 골프 발전에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긴장을 많이했는데, 팬 덕분에 힘을 냈다. 함께 라운드한 방신실, 황유민 선수와 대화도 하면서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며 “골프선수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주신 많은 분께 거듭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약관을 겨우 지난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큰일을 겪었다. 수많은 취재진 앞에 선 윤이나의 표정에서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징계기간 동안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셨다. 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본 그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울먹이며 “골프를 그만둬야하나 생각하던 때 가장 크게 힘을 주신 분이 팬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또 고마움을 표했다.

“잔디를 밟고 국내 선수들과 경기하는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 그는 “홀아웃했을 때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음의 부담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 모습. 자숙기간 동안 골프 실력이 많이 떨어져 “전체적으로 경기력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다시 시작한만큼 매경기 최선을 다해 개인 성과보다는 골프 발전을 위해 힘쓰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함께 플레이한 방신실은 1번홀(파4) 티샷이 왼쪽으로 감긴 탓에 3오버파 75타로 출발했다. 반면 황유민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 최가빈(7언더파 65타)에 이어 단독 2위로 출발했다. 복귀 첫발을 내디딘 윤이나는 5일 컷통과에 도전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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