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현대건설은 강성형(54) 감독 체제에서 별 세 개째를 획득했다.

현대건설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앞선 1~2차전과 마찬가지로 5차전에서 승리한 현대건설은 3연승으로 비교적 손쉽게 우승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정상에 서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2015~2016시즌 이후 무려 8년 만에 별을 하나 추가했다. 통합 우승은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몇 년간 불운에 시달렸다. 2019~2020, 2021~2022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도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면서 챔프전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부상으로 뒷심이 떨어져 정규리그 2위에 머물렀다. 2021년 부임한 강 감독은 팀을 탄탄하게 만들고도 빛을 보지 못했다. 불운, 뒷심 부족 등의 꼬리표가 그와 현대건설을 따라다녔다.

이번시즌에도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4라운드 종료 시점 흥국생명에 8점이나 앞선 선두였던 현대건설은 5~6라운드 들어 추격을 허용했다. 양효진, 위파위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 속 자칫 역전까지 나올 수 있는 그림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흥국생명을 따돌리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마침내 챔프전에서도 빈틈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세 경기 만에 시리즈를 끝내는 저력을 보였다.

불운도, 뒷심 부족 약점도 지우고 정상에 서는 과정에서 가장 빛난 것은 강 감독의 리더십이다. 강 감독은 지금 시대가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스타일이 아니라 선수들과 깊이 있게 대화하고 조율하며 의사 결정하는 스타일이다. 지난달 16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날 회식 자리에서도 강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수용해 휴식일을 정했다. 선수들의 뜻에 따라 푹 쉬고 회복한 결과가 챔프전 경기력,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코트에서도, 훈련장에서도 강 감독은 흥분하는 법이 없다. 이기고 있을 땐 선수들을 더 차분하게, 지고 있을 땐 불안감을 느끼지 않게 유도한다. 외국인 선수 모마는 “감독님은 열정이 넘치는 반면 늘 침착한 분이다. 그 부분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선수들은 코트에서 늘 스트레스를 받는데, 감독님 덕분에 침착함을 찾게 된다. 모두가 하나로 모이게 하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벌써 세 시즌째 팀을 이끌며 호평받지만 강 감독은 여전히 여자팀과 여자 선수들에 관해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지 때문에 화를 못 낸다. 화를 내고 싶을 때가 있다. 어려움이 있다”며 웃은 뒤 “더 배워야 한다. 아무래도 딸이 있어서 소통에 관해 많이 알려준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수들이 예전 같지 않다. 전에는 개그를 하면 웃어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잘 안 받아준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가 얼마나 부드럽고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자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베테랑 양효진은 “남자팀에서 오셔서 처음엔 소통을 어려워하셨는데, 우리가 다가가는 것을 감독님이 내치지 않고 받아주셨다. 그러면서 점점 강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강 감독의 리더십이 현대건설을 더 강하게 했다고 강조했다.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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