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안산=박준범 기자] “우승해야 성공이다. 부담감이 엄청났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2(27-25 16-25 21-25 25-20 15-13)로 꺾었다. 1패도 없이 3승을 거둔 대한항공의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 위업이다.

정지석은 챔프전 3차전에서 18득점, 공격 성공률 50%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1차전 31득점, 2차전 10득점으로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에 ‘주역’이었다. 경기 후 정지석은 “경기 초반에 좋지 않았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서 5세트까지 끌고 갔다. 행운의 여신이 우리 편을 든 것 같다.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챔프전 MVP도 수상했다. 정지석의 챔프전 MVP는 2020~2021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2번째다. 그는 “첫 번째 MVP 받을 때는 반반이었다. 사실 그림은 (임)동혁이를 위한 무대였는데, 내가 뺏은 것 같다”고 웃은 뒤 “동혁이가 통합 MVP를 노렸는데, 아쉬울 것 같다”고 후배 임동혁을 먼저 생각했다.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정지석은 부상으로 1~2라운드를 아예 뛰지 못했다. 3라운드 들어서야 비로소 출전했다. 다만 복귀 이후에도 한동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지석은 “스타트가 늦어서 시즌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들어갔다. ‘여긴 어디지’하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감도 사라지기도 하고,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고백한 뒤 “리듬을 못 찾으면 하향세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피하고 싶었다. 팀에서 나와 (임)동혁이는 에이스 구실을 해야하는데, 불안한 모습 보이면 팀이 흔들릴까봐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정지석은 통합 4연패라는 수식어에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는 “2위도 좋은 성적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실패한 것이 된다. 부담감이 엄청나다. 우승해야 성공”이라며 “이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은데 힘들 것 같긴 하다. 내년에도 이런걸 또 해야하는 구나 싶다. 동기부여가 중요한데 이를 찾는 게 목표다. 건방진 소리일 수 있지만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고 싶다. 다음 목표는 통합 5연패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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