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KBS 우파 장악 대외비 문건’의 진위 여부를 놓고 MBC와 KBS간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문건의 존재를 보도하자 KBS는 발끈하며 긴급 기자회견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KBS는 2일 오후 3시 ‘MBC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대외비 문건 관련 입장 설명 간담회’를 개최한다. KBS는 2일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기자회견 개최 소식을 타전했다. 내부에서 이번 사태를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대외비 문건은 지난달 31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이하 ‘스트레이트’)의 ‘위기는 곧 기회다!!!’편을 통해 공개됐다.

방송에 따르면 한 KBS 직원이 MBC에 “고위급 간부 일부가 업무 참고용으로 공유하고 있는 문건”이라며 제보했다.

공개된 문건은 국민 신뢰 상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국민 담화(사과) 준비, 사장 취임 후 임원·센터장·실국장 인사를 통한 조직 장악, 정원 축소 및 인력 감축 선언 등이 담겼다. ‘KBS공중분해’라는 제목 하에 ‘2TV민영화’ 등도 적혀있다.

앞서 박민 KBS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에 사과했다. 또한 취임 당일 전격 단행된 인사에서 부사장, 본부장급, 핵심 국장급 일부가 대거 교체됐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이른바 ‘대외비 시나리오’를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특히 ‘KBS 우파 장악 대외비 문건’은 지난 2010년 국가정보원이 만든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을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다.

정상화란 표현이 등장하고, 노영 방송 단절과 척결 표현, 우파 중심 인선과 좌편향 인물 퇴출, 단체 협약 해지, 민영화 등 유사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KBS 사측에 작성자가 누구인지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보도 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박민 사장은 누구로부터 이 문건을 받은 것인가. 진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KBS 사장은 방송국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자리다. 대통령의 임명을 기다리고 있는 자에게 지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KBS는 1일 입장문을 통해 이를 반박했다. KBS는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보도된 이른바 ‘대외비 문건’은 출처를 알 수 없고 KBS 경영진이나 간부들에게 보고되거나 공유된 사실이 전혀 없는 문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한 “근거 없는 내용을 보도한 MBC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정정보도 신청 등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어 “아울러 다른 언론사들도 허위 사실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전했다.

결국 문건을 놓고 KBS와 MBC간의 진실 공방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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