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실시간 게임·e스포츠 방송 플랫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세계적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오는 2월 한국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위치가 빠지면서 2위 아프리카TV 독주 체제가 예상됐지만 변수가 생겼다.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내놓으면서 ‘플랫폼 경쟁’을 선언했다. 네이버 ‘치지직’이 트위치 빈자리를 노리면서 국내 게임 방송 플랫폼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e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 LoL 프로 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소속 팀과 선수는 트위치와 아프리카TV를 통해 방송 등을 전개해 왔는데, 트위치 서비스 종료로 새 국면을 맞이했다. 이미 네이버 ‘치지직’과 계약을 맺은 팀도 있고, 고심 중인 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일부 팀은 아프리카TV와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LCK 구단, 선수들의 스트리밍 플랫폼 방향은 어디로 향할까.

◇ 농심, 가장 먼저 네이버 ‘치지직’과 계약

LCK 소속 10개 구단 중 농심 레드포스는 가장 먼저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미디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로써 농심은 LCK 선수단을 포함해 팀 전속 스트리머 ‘얏따’ ‘농관전’에게 파트너 권한을 제공, 기존 사용했던 트위치에서 치지직으로 이전해 팬과 소통에 나선다. 또한 팀은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모기업 농심 및 다양한 후원사 제품을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해 왔던 것처럼 치지직에서도 방송 시청자를 위한 이벤트를 이어 나가는 등 지속적 e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제작한 게임 특화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동행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대중적인 스트리밍 플랫폼과 e스포츠 구단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함께 만들어 산업적으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 ‘치지직’은 현재 베타서비스 중으로 4월 정식 출시 예정이다. 최대 화질은 풀HD급인 1080p 60프레임을 제공하며, 주문형비디오(VOD) 다시보기를 지원해 트위치와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네이버 검색과 게임판, 네이버페이, 카페 등 기존 서비스와의 연계로 이용 효율성을 높였다. 치지직 시청자는 아프리카TV의 별풍선에 해당하는 ‘치즈’를 네이버페이로 구매해 후원할 수 있다.

◇ 아프리카TV? 치지직? 고심 중

트위치라는 강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방송 플랫폼을 놓고 고심 중인 팀도 있다. 네이버라는 대기업이 야심차게 내놓은 도전장인 만큼 치지직 플랫폼이 팀에 확실한 도움이 될 것 같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일부 팀은 새로운 도전자로 나선 네이버 ‘치지직’이 기존 아프리카TV와 비교해 큰 이점이 없다면 굳이 이전할 뜻이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LCK 소속 팀 관계자는 “강자가 사라진 환경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거기에 대한민국 최대 플랫폼을 보유한 도전자라는 점은 스트리밍 시장 판도를 더 크게 흔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치지직이 새로 진입하는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TV도 이에 뒤쳐지지 않게 팀에 어떤 이익을 안길 수 있을지가 플랫폼 선택의 핵심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 팀은 아프리카TV와 치지직 플랫폼이 유사한 구조여서 플랫폼 이전에 큰 매력을 못 느낀다고 했다. 오히려 익숙한 아프리카TV가 더 낫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LCK 소속 팀 관계자는 “네이버가 새롭게 내놨지만 기존 방송 플랫폼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매우 유사한 구조”라며 “큰 차이점이나 팀에 베네핏이 될 부분을 찾지 못했다. 물론 네이버라는 확실하고 안정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에 끌릴 순 있지만 좀 더 익숙하고 친숙한 아프리카TV가 더 나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아프리카TV→‘SOOP(숲)’ 도약 예고

아프리카TV는 게임 방송 플랫폼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트위치 웰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잰걸음이다. 여기에 올 2분기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숲)’ 베타 버전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 전반을 개편해 새 도약을 준비 중이다.

‘트위치 웰컴’은 트위치 스트리머가 별도 회원 가입 절차 없이 기존 아이디로 접속할 수 있도록 계정 연동을 지원한다. 아프리카TV BJ(인터넷방송 진행자)가 되면 기존 팔로어 즐겨찾기에 자동으로 등록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일까. 최근 트위치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이 최근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이어간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LCK 소속 팀들 역시 아프리카TV와 계속해 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프리카TV와 계약 기간이 남은 T1, 젠지, DRX 등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T1, 젠지 e스포츠, 광동 프릭스, DRX, 피어엑스, OK저축은행 브리온 등 6개 구단과의 스트리밍 파트너십을 2025년까지 이어간다”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구단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며, 올해도 아프리카TV를 통해 선수들과의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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