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소속사 어트랙트와 전속계약 분쟁 중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가 연일 강도 높은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4명의 멤버 키나, 새나, 시오, 아란은 지난 12일부터 자신들의 SNS채널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멤버들은 지난 12일 어트랙트를 향해 “걸그룹을 부채 해결을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보셨나요?”라며 “근거 없는 프레임을 거두어 달라”라고 촉구했다.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타 법인 S의 부채 해소 용도로 걸그룹 정산을 모의했다는 내용이다.

13일에는 “얼마나 더 아파야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수 있나”라며 피프티 피프티를 준비하고 활동하면서 각자 건강 문제를 겪었다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했다.

이들이 올린 글에 따르면 멤버들은 공황 장애·대인기피증, 탈모 등을 겪었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거식·폭식 증상이 동반돼 체중이 39㎏ 등의 상태가 되기도 했다. 또한 담낭 수술을 받은 멤버 아란은 스케줄로 인해 위험을 감수하고 이 수술을 미뤘다고 했다.

14일에도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전 대표의 급작스러운 호출에 건강이 회복하지 않은 상태로 불려 나갔고 투자자들에게 거짓 대답을 강요받아 모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표님이 저희들의 능력치에 대한 질의에 거짓된 대답을 할 것을 종용하는 분위기였기에, 저희는 면목이 없어 투자자들에게 얼굴을 마주하고 있기 힘들었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피프티 피프티가 전 대표에 대한 실체를 밝히겠다고 표명한 만큼, 이들의 반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인용 이끌어내기 위한 여론전? 번지수 잘못 찾아

앞서 피프티 피프티는 데뷔곡 ‘큐피드’의 글로벌 히트 이후 어트랙트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여 활동을 중단했다.

멤버들은 수입 항목 누락 등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 신체적·정신적 건강 관리 의무 위반, 연예 활동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하거나 지원할 능력 부족 등을 주장하며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지난 8월 이를 기각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이에 즉시 항고했다.

때문에 피프티피프티의 이같은 여론전은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 결과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반격에도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이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현재 그들의 주장이 가처분 신청 과정에서 문제 삼은 건강 관리 미흡, 정산 불투명, 지원 능력 부족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에서도 받아들이지 않은 내용을 기각 판결 이후 두 달이 지난 후에 폭로전을 벌이는 의도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트랙트 측 역시 “해당 주장들은 멤버들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때 제출하고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멤버들을 앞세워 해당 내용으로 ‘여론몰이’를 하려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도리어 이같은 여론전이 멤버들에게 불리하다는 게 누리꾼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이들은 건강을 망칠 정도로 활동을 강요당했고, 부채 해결을 위한 돈벌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프티피프티가 데뷔한지 1년밖에 안된 신인그룹인데다 여타 K팝 아이돌 그룹들과 비교해 활동량이 현저히 적고 이중 상당 부분을 휴식기와 소속사와의 소송전으로 보내 정작 활동기는 몇개월 되지 않기 때문에 대중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이돌의 건강 관리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동의하지만, 피프티 피프티가 건강을 상하게 할 만큼 스케줄을 소화하지도 않았고 쉴 틈 없이 활동 중에도 철저히 자기 관리하는 동료 걸그룹들과 비교하며 이들의 주장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어트랙트는 전속계약 분쟁 사태의 배후에 음악 용역업체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등 외주업체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이들을 상대로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에 총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 전 대표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내부 관계자라고 인터뷰한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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