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환 선수 사진 (3)
변성환(왼쪽에서3번째)이 에이전트, 서포터 회장, 오근영 안양 단장, 아버지 등과 함께 25일 은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 FC안양


[스포츠서울]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로 자부하고 싶다”.

안양은 25일 부천과의 홈 경기에서 노장 변성환 은퇴식을 치렀다. 1979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 36살인 변성환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등 한국축구 유망주로 적잖이 기대를 받았다. 비록 대성하지는 못했으나 2002년 프로 입문 뒤 울산과 부산 제주 등에서 활약하며 알토란 같은 좌우 풀백으로 잔뼈가 굵었다. 그는 2009년 호주 A리그로 진출, 3년간 뛰었고 2012년 성남을 거쳐 지난 해와 올해 안양 유니폼을 입었다. 1~2부 포함 K리그 160경기에 나서 1골 4도움을 기록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 45분을 소화하며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마지막 소속팀 안양에선 2년간 22경기를 치르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은퇴 소감은.

팀이 좋은 결과물을 냈어야 했는데 섭섭하고 안타깝다.

-선수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프로 데뷔전을 2002년 개막전으로 치렀는데 상대가 안양 LG였다. 울산 시절이던 2005년 K리그 우승도 기억난다. 호주에서 A리그로 가면서 시드니FC에 입단했는데,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우승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36살이면 꽤 오래 선수 생활한 것 아닌가.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전반전 끝나고 후반에 벤치에서 경기를 봤는데, 동생들 보고 있으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욕심부리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지만 본능인 것 같다. 후회는 없다.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로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양 빼고는 풍족한 팀에서 생활을 해봤는데. 안양 구단에 조언한다면.

팀이 4연승 달릴 때 우리 팀에 대한 좋지 않은 기사가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이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급여나 정치적인 문제가 있었다. 선수 입장에선 안타깝다. 선배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 솔직히 당황스럽고 힘들다. 대기업 구단은 운동 환경이 너무 좋았는데, 여기는 환경이나 숙소 생활도 아쉽고, 자유롭게 나가서 운동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시민구단이나 우리 팀이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선 스포츠를 말 그대로 스포츠로 바주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축구에만 집중하도록 도와주길 부탁하고 싶다.

-주변에서 축하해줬나.

은퇴 결정하기 전까지는 “벽에 똥칠할 때까지 공 차라”고 하더라(웃음). 지도자 선배들도 “너무 힘들다. 선수 땐 나만 잘하면 되지만, 지도자는 그게 아니다”고 하셨다. 그러나 은퇴 결심한 뒤에는 “다들 고생했다”고 전해주셨다. “아쉽다”고 말씀해주시는 분은 없어 내가 “선수 생활은 잘 했구나”란 느낌을 받았다. 오늘은 눈물이 나기보다는 담담했다. 은퇴를 결정하고 지난 주엔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별 감흥이 없었다.

-지도자 준비한다는게 계획은.

에이전트나 믿고 따르는 감독님들과 얘기했고, 갈 길을 정해주셨다. 미팅을 많이 했다. 많은 분들이 시작을 어디서부터 하는 게 좋은 스타트가 될 지 조언해주셨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게 축구다. 좋은 지도자로 돌아오고 싶다. AFC B급도 준비했고, 지금 A급 대기해놓은 상태다.
안양 |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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