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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2023WBC MVP 트로피를 들고 기쁨에 젖어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드라마에는 ‘더 글로리’의 송혜교처럼 스타가 필요하다. 스포츠에는 우승을 이끌어야 하는 슈퍼스타의 존재를 원한다.

슈퍼스타는 때로 마블 영화의 슈퍼히어로가 된다. 2022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그랬고, 2023WBC에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슈퍼히어로였다.

22일 일본이 미국을 3-2로 꺾고 우승을 거둔 뒤 MVP는 마지막 타자 LA 에인절스 동료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오타니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의 진정한 MVP였다.

MLB 네트워크 포스트게임 패널인 명예의 전당 회원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구장에서 오타니와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와 인터뷰하며 “메이저리그와 WBC, 우리 모든 야구관계자는 오타니에게 감사한다. 댕큐 오타니!”라고 해 오히려 당사자가 멋적은 표정을 지었다.

과찬이 아니다. 중계한 FOX-TV의 패널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이비드 오티스 등도 마르티네스와 같은 반응이었다. 미국의 주요 뉴스는 일본의 WBC 우승과 오타니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

6년 만에 재개된 2023WBC는 ‘오타니로 시작해 오타니로 끝난 대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덩달아 오는 31일 개막하는 메이저리그도 ‘오타니 효과’로 관중동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스타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오타니는 2018년 MLB LA 에인절스에 입단해 전국중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약체팀의 한계다. 트라웃 역시 마찬가지다. 현역 최고 타자이면서 12년 동안 포스트시즌은 2014년이 유일하다.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벌어진 4강, 결승전은 매진이었을 뿐 아니라 미국 외에 전세계로 중계됐다. 일본의 높은 기량과 오타니의 진가를 새삼 확인하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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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21일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적시타가 터지자 덕아웃에서 열렬히 동료를 응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2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세계적인 슈퍼스타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조국뿐 아니라 모든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는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고 영원히 잊지 못할 게다. 축구의 모든 것을 이뤘던 메시는 월드컵 우승을 조국품에 안기지 못했던 아쉬움을 카타르에서 훌훌 털었다.

축구와 야구는 플레이 특성이 약간 다르다. 축구는 슈퍼스타가 우승을 이끌지 못하면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 야구는 그렇지 않다. 타자는 한 경기에 4,5타석 선다. 상대가 승부를 하지 않으면 볼넷이다. 국내 감독들이 흔히 말하는 “어렵게 승부해?”는 정면승부를 피하고 볼넷을 허용해도 좋다는 뜻. 특히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는 고의4구다. 투수는 매 경기 등판이 어렵다. 투구제한이 있는 WBC 대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오타니는 타석에서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줬고 슈퍼스타다운 기량을 과시했다. 오타니는 이번 WBC 투수 가운데 최다 이닝을 투구했다. 9.2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11삼진 2실점했다. 타석에서는 고의4구 포함 10개의 볼넷으로 최다다. 그럼에도 10안타로 쿠바의 요안 몬타다와 공동 1위다. 투타에서 흠잡을데 없는 활약이다.

2022카타르 월드컵이 메시에 의해 대미를 장식했다면 2023WBC는 오타니가 있었기에 명승부가 연출된 대회였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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