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WORLD BASEBALL
미국대표팀의 2번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폴 골드슈미트의 적시타로 1회 득점을 올리면서 대기 타석의 놀란 아레나도와 손을 맞추고 있다. 마이애미(플로리다주)|UPI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불펜이 불을 지르면 야구는 재미있는 법.

디펜딩 WBC 챔피언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미국대표팀은 19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벌어진 8강전에서 7-5로 뒤진 8회 초 유격수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만루홈런으로 9-7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 수성에 나섰다. 미국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쿠바와 결승전 티킷을 놓고 다툰다.

불펜의 방화는 미국에서 먼저 터졌다. 5-2로 앞선 미국은 5회 선발 랜스 린(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이어 불펜을 가동했다. 린은 4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선발몫을 다했다.

우완 대니엘 바드(콜로라도 로키스)는 등판하자마자 선두타자 글레이버 토레스(뉴욕 양키스)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9번 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3루쪽 내야안타로 무사 1,2루가 됐다. 실점 위기 상황에서 바드는 폭투로 2,3루를 허용했다. 톱타자 호세 알튜베(휴스턴 애스트로스)마저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알튜베는 몸에 맞는 볼로 교체됐다.

바드는 만루에서 폭투로 1실점하고 무사 2,3루 위기가 이어졌다. 이 때까지도 미국대표팀 마크 데로사 감독은 바드를 교체하지 않았다. 그러나 2번 타자 엔서니 산탄데어(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볼넷으로 내주고 또 다시 만루가 되자 그 때서야 우완 제이슨 애덤(탬파베이 레이스)으로 바꿨다.

베네수엘라는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의 땅볼로 1점을 추가 4-5로 좇아간 뒤 1,3루에서 베테랑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로널드 아큐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6-5로 전세를 뒤집었다.

역전에 성공한 베네수엘라는 7회 말, 1회 투런홈런을 터뜨린 2022시즌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아라에즈가 솔로포를 터뜨려 2점 차로 점수를 벌여 승기를 잡는 듯했다. 아라에즈는 생애 첫 멀티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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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톱타자 호세 알튜베가 5회 미국의 불펜투수 대니엘 바드로부터 몸에 맞는 볼을 맞고 아파하고 있다. 마이애미(플로리다주)|UPI연합뉴스

하지만 베네수엘라도 불펜이 문제였다. 7회 카를로스 에르난데스(KC 로열스)에 이어 2사 후 좌타자 카일 터커를 스리스트라이크로 돌려 세운 좌완 호세 퀴하다(LA 에인절스)가 8회 선두타자 팀 앤더슨(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불길한 조짐을 보였다. 대타 피트 알론조(뉴욕 메츠)는 빗맞은 우전안타로 베네수엘라 벤치를 압박했다. 퀴하다는 JT 리얼무토(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허용하고 우완 실비노 브라초(신시내티 레즈)로 교체됐다. 9번 우타자 트레이 터너와의 매치업이었다.

브라초는 볼카운트 0-2에서 138km 슬라이더로 정면승부하다가 터너에게 124m짜리 역전 대형홈런을 얻어 맞았다. 스코어 9-7로 미국이 재역전에 성공. 미국은 공식대로 8회말 셋업맨 데빈 윌리엄스(밀워키 브루어스), 9회 라이언 프레슬리(휴스턴 애스트로스)로 1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뒷문을 잠궈 4강 티킷을 잡았다. 미국은 터커, 터너의 홈런을 포함해 안타수에서 15-8로 앞섰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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