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결의에 찬 눈빛
FC서울에 합류한 황의조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일본 가고시마로 동계 전지 훈련을 떠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용일기자] 올겨울 FC서울과 6개월짜리 단기 임대 계약서에 서명한 공격수 황의조(31)가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가고시마 동계 2차전지훈련을 떠난 서울 선수단에 합류했다. 출국장에 이르게 도착해 구단 관계자와 만난 그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지난해 8월 보르도(프랑스)를 떠나 노팅엄 포리스트(잉글랜드)로 이적한 황의조는 같은 구단주가 있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했으나 공식전 12경기 무득점에 그쳤다. 일찌감치 올림피아코스 임대 생활을 마친 그는 올겨울 원소속팀 노팅엄으로 복귀해도 공식전을 뛸 수 없었다. 한 시즌 두 개 클럽에서만 공식전을 치르도록 한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때문이다. 단, 추춘제인 유럽과 리그 일정이 다른 곳이면 한 시즌 세 개 클럽까지 뛸 수 있다. 자연스럽게 춘추제를 시행하는 한국과 미국, 일본 일부 클럽에서 관심을 보였다. FC서울은 가장 적극적인 팀 중 하나였다.

황의조에게 쏠린 관심
영종도 | 연합뉴스

황의조는 출국장에서 “미국을 포함해서 여러 제의가 있었지만, (익숙한 K리그에 있는) 서울에 오는 게 다시 유럽으로 나가서 좋은 모습 보일 계기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신처럼 서울에서 단기 임대 생활을 한 황인범(올림피아코스)에게 조언을 구했다. 또 유럽파 선배이자 서울에서 선수 황혼기를 보내는 기성용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단다. 그는 “성용이 형이 (나같은 상황에서) 경험한 부분을 얘기해줬다. 기회가 되면 서울에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웃었다.

기성용은 황의조가 유럽 커리어에 문제가 생긴 만큼 무리하게 또다른 해외리그에 도전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면서 폼을 끌어올리기를 바랐다. 게다가 서울의 수장은 황의조가 성남에서 프로 초창기를 보낼 때 사령탑이던 안익수 감독. 전날 서울 구단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안 감독은 황의조와 재회하자 장난스럽게 발길질하며 반가워했다. 황의조는 “신인 시절이 생각나더라. 6개월 동안 신인의 마음으로 뛰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터뷰하는 안익수 감독
인터뷰하는 안익수 감독. 영종도 | 연합뉴스

황의조와 명예 회복을 노리는 서울, 그리고 안익수 감독은 ‘윈·윈’할 수 있을까. 애초 그가 국내 복귀를 타진할 때 서울 뿐 아니라 일부 팀도 관심을 뒀다. 그러나 단기 임대 영입은 리스크가 따른다. 춘추제 시행 리그에서 여름에 단기 임대로 합류하면 전력 증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겨울에 합류해 여름에 떠나는 건 아예 다른 얘기다. 황의조처럼 스타 선수가 제 기량을 발휘한다고 해도 하반기 대체자 확보가 불확실해 오히려 팀 전력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즉, 황의조는 경기력 그 이상의 가치를 팀에 안겨야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안 감독은 “의조가 가진 프로페셔널리즘, 국가대표로 헌신과 희생에 대한 생각이 팀에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장 나상호는 “우리가 (지난해) 많은 골을 넣지 못한 부분을 의조 형이 채워줄 것”이라며 당장 공격진에 자신감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형, 6개월 동안 두 자릿수 득점은 하고 가자”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여러 리스크 속에 사령탑과 동료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황의조는 어느 때보다 큰 책임감을 품고 서울 팬을 만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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