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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극 ‘대행사’ 출처 | JTBC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재벌총수는 출소 후 치킨 한 마리를 시켜 이미지 반전을 꾀한다. 철없는 재벌 3세는 소셜미디어계정 라이브 방송 중 부친이 요거트 뚜껑을 핥아먹는지 알아보자며 ‘몰카’를 찍는다.

시청률 10%를 넘어선 JTBC 주말드라마 ‘대행사’ 속 숨겨진 재벌가 에피소드들이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대행사’는 대기업 VC그룹의 자회사인 광고기획사 VC기획에서 지방대 출신 여성으로 상무 자리에 오른 주인공 고아인(이보영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리천장을 깬 여주인공이 냉혹한 사내정치를 이기고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묘사되는 가운데 고아인이 일하는 VC그룹 패밀리들의 이야기가 실제 재벌가 에피소드를 연상케 해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SNS 중독자로 설정된 VC그룹 3세 강한나(손나은 분)가 좋은 예다. 지난 달 14일 방송된 3회 방송에서 강한나는 부친이 요거트 뚜껑을 핥아먹는 모습을 SNS 방송으로 생중계했다.

SNS를 통해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는 부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전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연상케 했다. 소셜미디어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중과 밀접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을 가장 닮았다.

‘재벌의 요거트 뚜껑 먹방’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실제 에피소드다. 최회장은 지난 2021년 미국 방문 중 자신의 소셜미디어계정에 “회장님 무례한 질문이지만 혹시 회장님도 요XX(요거트) 뚜껑 핥아 드시나요?”라는 질문을 남긴 누리꾼의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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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극 ‘대행사’ 출처 | JTBC

강한나는 지난 5일 방송된 10회에서는 자신의 비서인 박영우(한준우 분)에게 마음을 고백해 향후 뜨거운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비서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직원과 결혼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등 일부 재벌가 여성 총수들을 떠오르게 한다.

뿐만 아니다. 극 중 고아인은 장차 VC그룹의 사돈이 될 우원그룹의 김우원 회장이 구속되자 보석 허가를 받기위한 광고를 준비했다. 광고주의 마음을 저격한 프레젠테이션으로 무려 300억원이 걸린 비딩을 따낸 고아인은 김 회장 출소 뒤 치킨을 배달시키라고 조언했다.

그는 “출소 후 치킨 한 마리가 배달되는 사진이 찍히면 대중들의 시선이 달라진다. 그냥 치킨을 먹고 싶었던 나와 같은 한 인간으로 보일 거다”는 아이디어까지 제안했다.

치킨 에피소드는 지난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출소 뒤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켜 먹은 사례와 흡사하다. 이밖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NS에서 “‘XX치킨’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혀 서민적인 이미지를 굳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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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극 ‘대행사’ 출처 | JTBC

실제 ‘대행사’의 여주인공 고아인은 삼성그룹 최초 여성임원인 최인아 전 제일기회 부사장에서 모티프를 따온 인물로 알려졌다. 다만 제작진은 방송 전 고지를 통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기업, 기관, 기업, 지명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대행사’에 앞서 방송된 송중기 주연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역시 실제 8~90년대 재벌가 사례를 녹인 에피소드로 화제몰이를 한 바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이어진 드라마 속 ‘재벌가 흔적찾기’에 대해 “재벌가는 연예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다 보니 대중과 비슷한 식습관이나 사고방식에 공감을 느끼게 된다”며 “재벌이어서 할 수 있지만 재벌이기 때문에 포기해야 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나아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최근 드라마들이 재벌가 에피소드들을 극에 잇달아 녹이는 건 이러한 대중의 관심을 꿰뚫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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