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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90년대 톱스타 심은하의 컴백설은 15억 사기극으로 귀결됐다. 그러나 심은하의 컴백설을 주도한 종합콘텐츠기업 바이포엠을 바라보는 연예계 시선은 냉랭하다.

음원부터 영화, 그리고 심은하 컴백까지 이들이 손을 댄 모든 연예 관련 콘텐츠들이 기존 연예계 질서를 엉성하게 깨뜨렸다는 점에서 혁신이 아닌 생태계 침략자로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바이포엠은 지난 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자신들도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고 강조하며 “심은하 배우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바이포엠은 이 입장문에서 “지난해 2월 심은하의 에이전트라는 A가 대표로 있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출연료 총액 30억 원 중 15억 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은하 출연과 관련해 정당한 대리권한이 있고 계약금을 전달했다는 A의 말과 A가 제시한 심은하의 도장, 관련 날인 서류, 문자메시지 등이 모두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A가 주선해 심은하와 통화도 했으니 이는 대역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명 연예기획제작자를 통해 A를 소개받았다. A 또한 과거 여러 유명 엔터테인먼트사의 대표를 역임했던 사람이라 큰 의심을 하지 못했다”며 “향후 A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고 내부적으로 검증 절차를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하여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입장문 내용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이들도 피해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바이포엠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이들이 연예계 입성 뒤 연일 논란에 논란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당초 화장품 바이럴 업체로 출발한 바이포엠은 이후 웹툰, 출판 등으로 영역을 넓히다 2018~2019년 무렵 가요계 뜨거운 논란을 빚은 음원 바이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은 가수 박경의 SNS게시물로 촉발돼 대중에게는 ‘음원 사재기’ 사건으로 알려졌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로 이어졌다.

박경이 지적했던 가수들의 소속사 측은 “음원사재기가 아닌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해당 사건으로 박경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약식기소돼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바이포엠은 당시 박경이 지적한 한 가수의 소속사에 투자했다. 사건을 잘 아는 한 가요관계자는 “결국 사재기가 아닌 신종 바이럴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지만 이 역시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임은 분명했다”고 귀띔했다.

뿐만 아니다.지난해에는 영화 ‘비상선언’의 역바이럴 논란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영화계는 ‘비상선언’ 개봉 첫 주 주말인 8월 6일과 7일, 대형 영화커뮤니티에 집단적으로 부정적인 평을 올린 배후로 바이포엠을 지목했다.

결국 ‘비상선언’ 배급사 쇼박스는 역바이럴 정황을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바이포엠은 반박하며 ‘비상선언’ 역바이럴 의혹을 제기한 영화평론가 김도훈 등을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요계에 따르면 바이포엠은 인기곡과 유사한 방식으로 곡을 만들어 차트에 진입시키는 업체의 투자처로 지목받기도 했다. 이 문제는 지난 7일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바이포엠 측은 PD수첩과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비슷했다면 죄송하다. 다만 저희는 저작 인접권자고 작곡가들이 발매를 할 때 도움을 주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바이포엠과 소송 중인 김도훈 영화평론가는‘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바이포엠은 음원에 이어 영상사업까지 뛰어들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국내 영화산업이 침체돼 있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심은하를 영입하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지금까지 회사를 유지한 ‘바이럴 마케팅’ 방식으로 엔터비즈니스에 뛰어들 경우 더 큰 오욕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 존중받는 회사로 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회사를 키운 방식을 돌아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은별기자 mulgae@sportsseoul.com

사진|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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