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배우 이병헌이 열연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에서 미국 국적의 조선인 장교로 그려진 유진 초이의 실존인물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한국땅을 찾는다. 미국 뉴욕에 묻힌지 100년만이다.


국가보훈처는 최근 미국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와 황기환 지사 유해 파묘에 합의했다고 1일 밝혔다.


보훈처는 지난 2013년부터 유해 봉환을 추진했으나 묘지 측이 유족 동의 없는 파묘를 위해선 법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보훈처는 2019년과 지난해 현지 법원에 유해 봉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사의 유족이 없음을 확인할 공적 자료가 없어 지금까지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뉴욕 총영사관과 함께 순국 100주년인 올해 유해를 봉환해 한국인의 염원에 호응해달라고 묘지 측을 설득한 끝에 최근 전격적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이에 따라 황지사의 유해가 고국에 돌아와 정부 주관 봉환식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황 지사는 1886년경(출생시기는 불확실) 평안남도 순천시에서 태어났고, 1904년경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 중 미군에 자원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19년 6월 프랑스로 이동, 베르사유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로 온 김규식을 도와 대표단의 사무를 협조하는 한편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활동을 벌였다.


그해 10월에는 러시아 무르만스크에 있던 노동자 200여 명이 일본에 의해 강제 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필사적인 외교적 노력을 펼쳐 홍재하 등 35명을 극적으로 구출해 프랑스로 옮기기도 했다.


이듬해 1월 파리에 주재하는 한국선전단 선전국장으로 프랑스어 잡지를 창간하고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에 한국의 상황을 알리고 독립을 호소했다.


1921년 4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으로 임명돼 '영일동맹과 한국'이란 서적을 편집,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이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분할정책에서 비롯된 것임을 비판했다.


또 임시정부 통신부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친우회를 조직해 외교사업을 후원하고 임시정부 외교부 런던주재 외교위원 및 구미위원회에서 활약하다 1923년 4월 17일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져 현지 묘지에 안장됐다. 향년 35세의 젊은 나이였다.


그의 묘소는 사망한 지 85년이 지나 2008년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에 의해 발견돼 알려졌다. 정부는 지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 | tvN, 연합뉴스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