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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최원권 감독이 1일 남해종합사회복지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남해=박준범기자] “올시즌도 마지막에 웃고 싶다.”

대구FC 최원권 감독은 1일 남해종합사회복지관에서 미디어 캠프에 참석해 1차 전지훈련을 정리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최 감독은 지난시즌 갑작스럽게 대행을 맡아 위기에 있던 팀을 구해냈다. 대구는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고, 최 감독은 진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감독으로 임명됐다.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함께했다. 대구는 지난달부터 1일까지 경남 남해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쳤다. 최 감독은 “걱정도 많고 두려운 점도 있었는데 훈련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것과 많이 훈련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불안한 마음에서 자신감이 조금씩 붙는 것 같다. 대화도 많이하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축구를 찾기 위해서 시간을 썼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올시즌에도 마지막에 끝까지 웃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팀 목표는 파이널 A에 진출하는 것이다. 강등 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 (파이널A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며 “내 이미지를 바꿀 수 있도록 선수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웃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감독하면서 웃을 일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경기에 120%를 쏟아내고 매경기 웃고 끝냈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꼭 웃고 싶다”고 말했다.

이하 최원권 감독과 일문일답.

-1차 전지훈련이 끝났는데.

걱정도 많고 두려운 점도 있었는데 훈련을 한달동안 하면서 고생 많이 했다. 날씨가 추웠는데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것과 많이 훈련하는 것뿐이라는 생각한다. 불안한 마음에서 자신감이 조금씩 붙는 것 같다. 대화도 많이하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축구를 찾기 위해서 시간을 썼던 것 같다.

-새 얼굴 김영준을 평가하자면?

김영준의 지난시즌 영상을 통해 봤다. 센스 있고 득점 감각이 뛰어나다. 골 냄새도 잘 맡는다. 팀에 필요한 국내 스트라이커라고 생각한다. 다만 수비력이나 조직력에서 미숙함 있다. 영준이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과 조합이나 호흡이 얼마나 맞는지 관찰을 했다.

-바셀루스가 좋은 모습을 보였고 에드가가 돌아왔는데.

바셀루스는 가진 게 많다. 기술, 스피드, 센스, 슛까지. 하지만 K리그가 절대 쉬운 리그가 아니다. 기량도 중요하지만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코칭스태프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 우리 스타일에 맞출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우리 팀이 잘 되려면 바셀루스가 잘해야 한다. 에드가는 재활을 브라질에서 혼자 했다. 남해에 와서 팀 플레이를 처음 하는 과정에서 슛하는데 애기 슛 같았다. 에드가가 나이가 많다 보니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에드가다. 개막까지 80%만 올라와도 경기를 통해 그 이상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주축 수비수였던 정태욱이 이적했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 나가는 건 매년 그래왔다. 아쉬움도 섭섭함도 있다. 사실 부담이 많이 된다. 그런데 어차피 지나간 거다. 코치 생활을 하면서 대구 축구라는 게 수비수의 개인 능력보다 조직적인 부분이 중요했다. (김)강산이, (조)진우, (이)원우 등이 있다. 조직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우의 제공권이 (정)태욱이와 견줘서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다. 태욱이의 단점으로 인해서 실점하는 장면도 있었다. 그 부분 보완한다면 훨씬 좋아질 것이다.

-목표는 무엇인가.

팀 목표는 6강에 가는 것이다. 강등 싸움하고 싶지 않다.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수치적인 것 말고 매 경기 이기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승점 1이라도 따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 발짝 더 뛰어야 한다. 더 뛰는 게 억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파이널A에 들어가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ACL 진출권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늘 우리보다 나은 팀과 경쟁해왔다.

-전지훈련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는?

기량적인 성장보다는 자세나 태도에 대해서 고재현, 이진용, 황재원 등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 친구들이 잘해주면 내 입장에서 좋지 않은 게 팔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훈련 때 독을 품고 하더라. 아직 K리그에서 베스트11 후보에 들어갈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을 품는 것 같다. 베스트11 후보에 또 성인대표팀에 포함되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

-감독됐는데 이전과 다른 점이 있는지.

스트레스 너무 받는다. 코치 때는 부분적으로 지휘하고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코치들이 잘 지도할 수 있게끔 파트를 정해주고 선수들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내 생각을 공유도 해야 한다. 코치 때는 권한을 많이 줘서 지시를 많이 했다. 전부 다 힘들다.

-K리그 최연소 감독인데.

선수들과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프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도전자 입장으로 임할 것이지만 나이는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리더십은?

그때 그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선수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요즘 시대는 리더십보다 팔로워십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 준비하는 태도, 언어, 행동 등 모든 게 중요하다. 감독이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라질 외국인 선수가 많은데 장단점은?

그나마 세징야나 에드가가 되니까 조직력이 되는데 확실히 어려움을 겪는다. 외국인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면 아무래도 수비 조직력에 어려움을 겪는다. 장단점이 분명 있다. 우리는 상대를 가둬놓고 볼 점유를 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신바람 나는 역습과 해결 능력은 우리 팀에 날카로운 창이 될 것 같다. 수비는 국내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면 된다. 세징야와 에드가를 무시하지 못한다.

-최원권의 축구는?

하고 싶은 축구와 할 수 있는 축구는 따로 있다. 이겨야 하는 축구는 또 따로 있다. 대구가 잘하고 이길 수 있는 축구는 정해져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질 확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패스 성공률, 볼 점유율이 다 최하위다. 그렇다고 점유를 하겠다는 건 아니다. 최대한 빠르게 전방에 공을 갖다 놓을 것이다. 상대가 잠그거나 닫았을 때 상대팀에 치명적인 전술을 찾아야 한다. 누가 정확하고 빠르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그 부분 가다듬을 것이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얻고 싶은 부분은?

스쿼드뿐 아니라 할 수 있는 전술 운용 폭이 크지 않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상대에 맞는 최적의 수비 전술을 가다듬을 것이다. 선수들과 하나가 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베스트11을 잡고 플랜 B까지 찾아야 한다.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과 전술을 선수단 전원이 숙지할 수 있게 하고 싶다.

-꼭 이기고 싶은 팀이 있나.

어느 팀이든 이기고 싶다. 전방 압박할 것이다. 지더라도 꼬리 내리지 않을 것이다. 지지 않는 축구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시즌 여파로 ‘울보’ 이미지가 있는데.

웃는 이미지(웃음). 경기가 계속 있어서 웃을 수가 없다. 내 이미지를 바꿀 수 있도록 선수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웃는 걸 좋아하고 웃을 일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경기에서 120% 쏟아낸 뒤에 선수들과 매경기 웃고 끝냈으면 좋겠다. 또 팬들과 마지막에 꼭 웃고 싶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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