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와 김선태
지난해 2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맡은 김선택(오른쪽) 감독과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한국빙상지도자연맹(회장 장광덕)의 비판 성명이 영향을 미친 것인가?

지난해 2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각각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와 감독을 지낸 안현수(37·러시아 이름 빅토르 안)·김선태(47) 등 두 지도자의 국내팀 복귀가 무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성남시는 29일 “시청 빙상팀 코치직 채용 전형에 빅토르 안과 김선태 전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을 포함해 7명이 지원했는데, 빅토르 안 등 두 지원자는 상위 2배수 후보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서류와 면접 심사를 통해 기술, 소통 능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했다”며 “빙상계 여론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나오는 시각도 평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31일 빙상팀 코치 선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빅토르 안
지난 12일 성남시청 빙상코치직 면접을 위해 시청에 나타난 안현수(빅토르 안). 연합뉴스

앞서 성남시는 지난해 12월19일, 손세원 감독이 그만두면서 공석이 된 빙상팀 코치 채용공고를 냈다. 이에 따라 안현수를 비롯해 모두 7명이 지원했다. 여기에는 ‘젊은빙상인연대’을 이끈 A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면접에 나간 지도자들을 통해 확인됐다. 이들 7명은 지난 12일 성남시청에 나가 면접을 봤다.

그러자 빙상지도자연맹은 13일 안현수·김선태 등 2명의 국내팀 복귀 시도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언론에 보냈고, 이로 인해 두 지도자는 다시 국민적 공분 대상이 됐다.

이 성명에서 빙상지도자연맹은 “성남시의 직장운동부 쇼트트랙 코치 공개채용 과정을 보면 우려되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면서 구체적으로 안현수와 김현태 이름을 거명하며 비판했다.

안현수에 대한 비판 이유는 이랬다. “러시아인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 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가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 이중 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돈을 일시불로 받아간 뒤 몰랐던 척 했던 것이다.”

김선태 전 감독에 대해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격려차 훈련장을 방문했을 때 (조재범 코치의) 폭행 피해로 부재중이었던 심석희 선수가 감기로 나오지 못했다고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으로 허위보고를 한 사람이 국가대표 감독 김선태다. 김선태는 심석희 선수의 폭행 및 성폭력 피해가 올림픽 직후 드러나며 빙상연맹으로부터 지도자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당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김선태 총감독-조재범 코치 체제였다. 김 총감독이 남자, 조 코치가 여자팀을 맡았다.

빙상지도자연맹은 이어 “이 둘은 징계와 논란으로 국내 지도자 활동이 어려워지자 자숙하는 방식 대신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중국대표팀을 맡는 선택을 한 바 있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스포츠의 최우선 가치인 공정을 넘어설 순 없다”며 “성남시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라고 했다.

하지만 빙상지도자연맹의 이런 성명은, 안현수·김선태와 함께 지원서를 냈지만 코치 시절 선수 구타 등 문제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다른 지도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그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장광덕 빙상지도자연맹 회장은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과거 젊은빙상인연대에서 활동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걸 하면서 이걸(빙상지도자연맹)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나는 젊은빙상인연대에서 나왔다”고 답했다.

그는 빙상지도자연맹과 관련해 “활동을 안하다가 작년에 재결성됐다. 임원만 24명이고, 피겨 쇼트 스피드스케이팅에 걸쳐 일반회원이 7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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