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위기라는 사실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이 가장 잘 안다.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야구 부흥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세계 최고 선수가 총집합하는 WBC에 임하는 30인의 태극전사들이 저마다 필승의지를 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포츠서울은 30인의 태극전사가 어떤 각오로 WBC를 준비하는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양의지
야구대표팀의 양의지가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 12’ 조별 예선 C조 쿠바와의 경기에서 7-0으로 앞선 7회 안타로 출루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다.”

각오가 남다르다. ‘전력의 절반’으로 꼽히지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 중인 포수 양의지(36·두산) 얘기다. 양의지는 “대표팀에 뽑혀 영광”이라며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의 프리에이전트(FA) 권한을 행사해 277억원을 받은 슈퍼스타이지만, 태극마크 아래에서는 팀원일 뿐이다. 스타이기 이전에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팬의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대회를 준비 중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체력을 다시 올리는 시기여서 컨디션을 말하긴 이르지만, 느낌은 좋다”고 자신했다. 체력을 끌어올린 뒤 기술훈련에 돌입하려면 따뜻한 곳으로 가야한다.

양의지
야구대표팀의 포수 양의지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7-3으로 앞선 7회 공수교대를 하고있다. (스포츠서울 DB)

11일 두산 입단식 이후 이사 등 주변 정리를 마치는 대로 팀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호주 시드니로 먼저 출발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몸을 최대한 잘만들어서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 예년에 비해 더 일찍 기술훈련을 시작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유가 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기억도 있지만,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처음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2015년 프리미어12 때는 우승 영예를 안았지만, 2017년 WBC와 2019년 프리미어12, 도쿄올림픽 등에서는 팀과 개인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양의지는 “WBC에서는 일단 일본을 이기고 싶다. 앞 두 대회(2019 프리미어12 결승, 도쿄올림픽 결승)에서 계속 졌기 때문에, 설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WBC 대표팀은 젊은 투수가 많다. 제한 투구수 탓에 투수 교체가 잦을 수밖에 없어, 포수 역할이 도드라지는 무대다. 야구 부흥에 사활을 건 양의지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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