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강민 뒤에서 포옹하는 추신수[포토]
추신수가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한점차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후 시상식에서 MVP로 김강민이 호명되자 뒤에서 포옹하며 축하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한해가 쏜살처럼 지나간다. 어김없이 다사다난한 한 시즌도 이렇게 저문다.

올해 KBO리그는 출범 40주년과 코로나19 안정화가 경기 외적으로는 가장 큰 이슈였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화하면서 100% 관중과 개막을 맞이한 건 불혹이 된 KBO리그에 가장 큰 축복이었다. 야구팬은 600만명이 구장을 찾아 열기를 재점화했다. 인천에 100만명에 가까운 관중(98만1546명)이 들어찬 것도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덕분에 SSG는 창단 2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SSG는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전부터 시즌 종료일까지 1위 유지)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해 KBO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포토]우승에 포효하는 김광현
SSG 김광현이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을 꺾고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기뻐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라운드로 시선을 옮기면, 김광현(34·SSG)으로 시작해 이정후(24·키움)로 막을 내렸다. 스프링캠프가 막을 내리고 시범경기를 시작할 무렵 메이저리그(MLB) 재입성을 추진하던 김광현이 친정으로 전격 복귀했다. 깜짝 발표는 5강 후보에 들지 못한 SSG를 단숨에 우승후보로 격상했고, 인천에 구름관중이 들어찬 동력이 됐다. SSG는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며 기대감을 높이더니, 시즌 끝까지 1위를 지키며 한국시리즈 트로피까지 거머쥐어 가장 완벽한 한해를 보냈다.

SSG를 크게 위협한 팀은 키움이었다. 한국시리즈 파트너이기도 했고, 전반기 막판에는 2.5경기 차까지 격차를 좁혀 창단 첫 우승 기대감을 키웠다. 키움의 약진은 이정후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프로 6년차로 접어든 이정후는 기존의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 클러치능력을 보완해 타격 5관왕에 올랐다. 2연속시즌 타격왕에 193안타 113타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시즌 후 주요 시상식을 석권했고, 세계최초로 부자(父子) MVP 등극으로 화룡점정했다.

[포토] 이정후, 6회 다시 앞서는 솔로포
키움 이정후가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SSG와 경기 6회초 1사 우월홈런을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조선의 4번타자’로 군림하던 이대호(40·롯데)는 정든 유니폼을 벗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불혹에도 142경기를 뛰었고, 23홈런 101타점 타율 0.331으로 은퇴 만류 릴레이가 이어질 정도로 맹위를 떨쳤다. 롯데의 우승은 끝내 경험하지 못했지만, 그의 은퇴식이 있던 날 사직팬은 만원관중으로 4번타자를 예우했다.

시즌 후 스토브리그에서는 ‘역대급’으로 불릴만큼 선수 이동이 많았다.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꼽힌 양의지는 4+2년 152억원에 친정인 두산으로 돌아왔고, 유강남은 4년 80억원에 사직으로 떠났다. 트레이드로 포수 생명을 연장한 박동원은 KIA 대신 LG를 선택(4년 65억원)했고, 양의지 유탄을 맞은 박세혁은 NC(4년 46억원)에 둥지를 틀어 FA 포수 네 명이 모두 이적하는 이색 풍경을 연출했다.

역투하는 이대호<YONHAP NO-2554>
롯데 이대호가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의 은퇴경기에서 8회초 투수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제공 | 연합뉴스

잠실 라이벌인 두산과 LG는 김태형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변화를 예고했다. 두산은 ‘국민타자’ 이승엽을 신임감독으로 깜짝 발탁했고, LG도 지략가인 염경엽을 11년 만에 감독으로 불러 들였다.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치른 박진만, 강인권 대행은 삼성과 NC 지휘봉을 ‘공식적으로’ 잡는 등 감독 교체도 활발히 이뤄졌다.

야구공 하나에 울고 웃던 2022시즌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던졌다. 야구 인기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 약체도 이길 수 있다는 의지는 야구팬들의 뜨거운 함성 덕분에 가능했다. 내년에도 함께 야구로 추억을 공유할 수 있기를. 팬 덕분에 또 한 해, 잘 보냈다는 인사를 드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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