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기념 유니폼이 멋져요!
SSG 김광현이 10일 오후 그랜드하얏트 인천 이스트타워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 우승 축하연에서 우승 기념 유니폼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이어야 하는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야구 관계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국가대표팀에 번갈아가며 들어간 류현진(토론토) 김광현(SSG) 양현종(KIA) 등 왼손 삼총사는 십수 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재활 중인 류현진은 내년 WBC에 합류할 수 없지만, 김광현과 양현종은 승선 가능성이 높다. 경험과 구위 등 모든 면에서 이들을 따라잡을 후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건 더없는 영광”이라며 “이제는 사명감으로 뛰는 대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도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자주 얻었으면 좋겠다. 결과를 떠나 국제대회 마운드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도 약관 때부터 성인 대표팀에서 뛰며 국내 최고를 넘어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포토]KIA 양현종, 올해의상 기록상 수상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8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기록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국대 에이스’ 계보를 이을 젊은 기대주 중 일부는 호주에서 국제대회를 경험 중이다. 국내 최초의 해외리그팀인 질롱코리아에서 호주프로리그(ABL)를 치르고 있다. 질롱코리아는 12일 현재 5승14패 승률 0.263으로 사우스웨스트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리그 전체에서도 승률 0.177(3승14패)에 불과한 시드니에 이은 7위 수준이다.

그렇더라도 질롱코리아에서 외국인 선수와 경쟁한 경험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자산이 된다. KIA 거포 기대주 김석환은 홈런 네 방을 포함해 10타점(10경기)을 기록 중이고, ‘시범경기 홈런왕’ 송찬의(LG)도 팀내 최다인 14타점에 타율 0.386(11경기)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키움 유망주 장재영은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3.68로 나쁘지 않은 구위를 뽐내고 있다.

질롱코리아 단체 사진
질롱코리아 선수단. 사진제공 | 질롱코리아

승패를 떠나 외국인 선수들과 리그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야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바뀔 수 있다. 호주리그는 메이저리그 팀이 일종의 팜시스템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성을 쏟는 곳이다. 세계 야구 흐름을 살펴볼 수 있고, 빅리그 유망주들과 경쟁을 통해 각자 야구관을 정립할 수 있는 무대다. 국제대회가 많지 않은 종목 특성상 해외리그를 경험하는 것 자체가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성장 동력이 된다.

WBC를 준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16강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월드컵 대표팀이 불러일으킨 스포츠 열기를 야구 대표팀이 이어야한다는 부담감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2013년부터 두 차례 치른 WBC에서 본선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것도 부담을 가중했다. 눈에 띄는 젊은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것 또한 KBO와 기술위원회의 고민이다.

PANAMA BASEBALL
뉴질랜드 야구대표팀이 파나마에서 열린 WBC 최종예선 아르헨티나전에서 전통 춤을 선보이고 있다. 파나마시티 | EPA 연합뉴스

눈앞의 고민해결도 중요하지만, 더 먼 미래를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국제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연령과 수준별 국제대회를 창설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두산의 ‘화수분 시스템’의 근간인 미야자키 교육리그 같은 대회를 확대 편성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영입비용으로 100억원을 선뜻 쓸 수 있는 재력이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우물 안 개구리는 세상을 모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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