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우 선수 우승 기념 사진
제공 | 대한당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마침내 세계 당구 3쿠션에 ‘조명우 시대’가 열렸다.

한국 3쿠션의 ‘대들보’ 조명우(24)가 커리어 첫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월드컵 챔피언에 올랐다. 12월 기준으로 UMB랭킹 12위인 그는 11일(한국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2022 샤름엘셰이크 3쿠션 월드컵 결승전에서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다니엘 산체스(스페인·2위)와 겨뤄 50-45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조명우는 주니어시절 세계주니어선수권 통산 3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서도 지난 2019년 대한당구연맹(KBF) 슈퍼컵과 전 세게 톱랭커 16명이 겨루는 LG 유플러스컵 등을 제패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다가 입대를 선언했고 지난 2월 전역했다.

조명우는 지난 8월 경남고성군수배 전국당구대회에서 윤도영과 짝을 이뤄 복식전 정상에 오르며 전역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달 동트는 동해배 전국대회 개인전 우승에 이어 2022 로잔 빌리어즈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대표로 손준혁과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오르며 자기만의 폼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세를 샤름엘셰이크로 옮긴 조명우는 커리어 첫 월드컵 챔피언 꿈까지 이루게 됐다. 한국 선수로는 고 김경률, 최성원, 강동궁, 조재호, 허정한, 김행직에 이어 역대 7번째 월드컵 우승자다. 또 만 24세에 우승컵을 들어올려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월드컵 우승자(종전 김행직 만 25세)로도 거듭났다.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최종 예선라운드(Q라운드)부터 대회에 참가한 조명우는 결승까지 9차레 경기를 치르며 180이닝 386득점을 기록했다. 에버리지 2.144의 고감도 샷이었다. 특히 32강과 8강에서 각각 3쿠션 ‘4대 천왕’에 꼽히는 산체스와 딕 야스퍼스(네덜란드·1위)를 모두 꺾는 저력을 뽐냈다. 준결승에서는 서창훈(시흥시체육회)을 제압했다.

결승 상대는 32강에서 격돌한 산체스. 그는 올해 서울3쿠션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개인 통산 15번째 챔피언에 올랐다. 조명우가 32강에서 산체스를 제압했으나 결승 무대는 중압감부터 전혀 다른 무대다. 수많은 경험을 지닌 산체스를 상대로 어떠한 경기력을 보일지 관심사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2이닝까지 공타에 머무르며 0-5로 뒤졌다. 그러나 산체스가 이후 3이닝 연속 공타를 범한 사이 12득점에 성공, 12-5로 역전했다.

산체스가 추격에 나섰으나 조명우도 맞받아치는 양상이 이어졌다. 특히 7이닝 산체스가 하이런 9점을 따냈는데, 조명우도 7점을 기록하면서 20-13 리드를 유지했다. 9이닝에도 산체스가 7점을 해냈으나 조명우는 하이런 12점을 기록했다. 12이닝까지 43-28로 점수 차를 15점으로 벌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산체스는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노련한 공 배치로 경기를 이끌더니 17이닝 들어 45-46,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우승 향방이 걸린 다음 샷에서 조명우는 침착했다. 연속 4점에 성공하며 50점을 채웠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조명우 시상식
제공 | 대한당구연맹

조명우는 KBF를 통해 “지금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무척 기쁘다. 더 정진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직후 UMB 홈페이지는 ‘새로운 슈퍼스타 조명우’라는 소개와 더불어 그의 사진을 대문에 실었다. 그러면서 ‘당구계는 조명우가 언젠가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알고 있었다’며 그의 시대가 열렸음을 언급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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