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환호하는 김택형
SSG 투수 김택형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과 경기 8회초 2사 상대 이정후를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BO리그 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팀인 SSG가 왕조 구축을 정조준했다.

클럽하우스 리더인 추신수(40)를 17억원에 주저앉혔고 한국시리즈 MVP 김강민을 위시한 주축 선수 대부분이 잔류한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떠난 이태양을 제외하면,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세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것 정도다. 윌머 폰트는 더 큰 무대를 찾아 떠났고, 대체 외국인 타자로 쏠쏠하게 활약한 후안 라가레스와는 작별을 택했다. 왼손투수 숀 모리만도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헤어질 결심을 했다. 미국에서 메디컬체크 중인 왼손 투수 커크 맥카티와 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내년 스프링캠프에 맞춰 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명의 빅리그 출신 투수도 협상 막바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나면 계약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태양한화
이태양(오른쪽)이 23일 한화와 FA 계약을 맺고 손혁 단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 한화 이글스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건 양날의 칼이다. 빼어난 기량을 가졌더라도 KBO리그에 적응하느냐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긁지 않은 복권’으로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우승팀은 ‘공공의 적’이다. ‘우승했으니 됐다’는 안일함도 강력한 내부의 적이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모두 우승 직후 선수단 구성을 흔들 만한 방출과 영입을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은 지키고, 구성 변화로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이런 측면에서 SSG는 눈에 띌 만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마운드 쪽은 이태양의 이탈도 아쉽지만 김택형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게 더 커 보인다. SSG 선수 구성상 왼손 투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 팀에 좌타 거포가 포진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된 현대 야구에서는 이른바 ‘왼손 스페셜리스트’가 꼭 필요하다. 올해 64경기에서 마무리와 불펜 필승조를 오가며 3승5패 17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한 김택형은 랜더스 마운드의 유일한 왼손 필승조였다.

사진_SSG랜더스 좌완투수 임준섭 영입
SSG와 계약한 임준섭. 사진제공 | SSG랜더스.

베테랑 고효준과 김태훈, KT에서 데려온 정성곤 등이 1군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상수는 아니다. 왼손 불펜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한화에서 방출된 임준섭을 영입한 배경에 불펜 고민이 묻어있다.

왼손 자원이 풍부한 팀은 제한적이다. 검증된 왼손을 영입하려면, 출혈이 불가피하다. 랜더스의 셈법에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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