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에 인사하는 김원형 감독[포토]
SSG 김원형 감독이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LG와의 경기 시작에 앞서 류지현 감독에 인사하고 있다. 2022.7.26.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어린 왕자’는 ‘왕’이 될 것인가? SSG 김원형 감독은 현역 시절 ‘어린 왕자’로 불렸다. 앳된 얼굴에 공도 외모처럼 깔끔하게 던졌다. 당시엔 프로가 아닌 대학을 선호했는데, 김원형은 고등학교 졸업후 프로무대에 도전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냈다. 어린 왕자의 탄생이다.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SSG가 우승하면, 어린 왕자는 왕좌에 오른다. 나는 김원형 감독이 ‘왕이 될 상’이라고 예견해 본다. 이유가 있다. 성공한 왕은 책사와 장수를 잘 써야 한다.

인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지도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실력이 좋으면 소통에 문제가 있고 사람이 좋으면 실력이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SSG의 코치진 조합은 우수하다.

선수와 직접 소통하는 코치의 역할은 중요하다. 한시즌 경기를 치르다보면 변수가 많이 발생하는데, 그 변수를 줄일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감독, 코치가 잡아줘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역할도 많다. 그런 측면에서 SSG 코치들은 팀내에서 물흐르듯 움직였다. 정규시즌에서 단 한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가 이를 증명한다.

면면은 화려하다. 조원우 벤치코치, 김민재 수석코치, 이대진-조웅천 투수코치, 이진영-정경배 타격코치, 정상호 배터리 코치, 조동화 주루코치, 2군의 박정권 타격코치, 채병용-이승호 투수코치까지.

이들은 대부분 2007~2008년 우승 멤버다. 눈빛만 봐도 뭘 해야 할지 아는 구성이다. 이런 편안함은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북미에선 야구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른다. 오케스트라로 치면 지휘자 역할이다. 프로야구는 구성과 조율의 힘으로 144경기를 치른다. 감독은 오케스트라에서 직접 바이올린을 켜지 않는다. 누가 어디서 무슨 소리를 낼지 조율한다.

김원형은 현역시절 매우 스마트 했지만, 크게 튀지 않았다. 때론 있는 듯 없는 듯 했다. 감독이 되어서도 그 스타일을 고수한다. 감독이 그렇게 행동하면 주변 사람이 할수 있는 영역이 늘어난다. 코치와 같은 전문 기술자들이 자기 색깔을 뿜어낼 수 있다.

SSG 코치진은 전신인 SK의 레전드급 선수 출신들이다. 타 팀에 비해 그 비율이 높다. 김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이들의 색깔을 무지개 빛으로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야구 기사를 살펴봐도 알수 있다. 다른 팀 기사를 보면 감독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SSG는 다르다. 추신수, 김광현, 최정 등 선수 이야기가 더 부각된다. 김원형 리더십의 장점이 여기에 있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감독, 코치는 지원하는 존재다.

물론 단기전(KS)은 장기전(정규시즌)과 성격이 다르다. 선수 교체와 선택에서 감독의 역량이 드러난다. 그래서 김 감독은 정규시즌에 비해 더 냉정하고 독할 필요가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KT, LG를 잡으며 기세등등하다. 나의 노파심은 별개로, 김 감독은 확률 높은 승리 방정식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정규시즌의 루틴을 가져가며 단기전의 상황별 새 패턴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게 틀림없다.

‘어린 왕자’는 와이어투와이어로 ‘왕’이 될 자질을 증명했다. 이제 대관식의 마지막 관문, 한국시리즈에서 영웅 군단을 상대로 ‘왕좌’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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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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