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흥국생명 시절의 이재영.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1년8개월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이대로면 복귀는 어렵다.

이재영 복귀는 사실상 쉽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팬심, 여론, 그리고 배구계 내부를 보면 여전히 그의 복귀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일부 팬은 이재영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지만 말 그대로 일부의 의견일뿐이다. 대다수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게 현실이다. 페퍼저축은행과는 접촉을 통해 냉담한 반응을 확인했다.

이유는 확실하다. 이재영에게서 진정으로 반성, 혹은 사과하는 태도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다영은 사실상 국내리그에서 뛰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굳이 고개를 숙일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재영은 다르다. 국내에서 뛰고 싶어 하는 의지가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이재영은 아직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19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이재영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학폭 피해자들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 검찰에 이의신청을 했다. 반성보다 억울함이 여전히 크게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다영은 사건이 불거진 당시 KBS와의 인터뷰에서 “칼을 들고 욕을 한 것뿐”이라며 학교 폭력 사실을 시인했다. 피해자의 폭로 내용이 일부 다르다고 해도 가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심각한 폭력 행위를 저질러놓고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해 하면 대중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선수 본인의 의견인지, 혹은 주변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이제 스탠스를 바꿔야 한다. 여론이, 팬심이 왜 이재영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는지 인정하고 돌아볼 마지막 기회다. 지금이라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성찰해야 한다. 주변 어른들도 태도를 달리해야 이재영에게 진짜 도움을 줄 수 있다.

사과나 반성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4개월이 지나면 사건이 터진지도 2년이 된다. 더 늦어지면 복귀는 아예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시간이 더 흐르면 ‘V리거’ 이재영의 모습을 보기가 더 힘들어진다.

배구계에서는 이재영의 재능을 아깝게 생각한다. 현재 V리그 여자부에서 이재영 능력을 갖춘 선수는 많지 않다. 사실상 김연경 한 명뿐이다. 김연경을 제외하고 폭발적인 점프와 호쾌한 스파이크, 여기에 수비 능력까지 보유한 아웃사이트 히터는 이재영밖에 없다는 게 배구계 인사들의 공통 생각이다. 게다가 그는 1996년생으로 아직 젊다. 앞날이 창창한 선수에게 복귀를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은 잔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태가 답보되면 이재영을 환영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게 분명하다. 실제로 여자배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재영 복귀 여론의 지형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성적이 아무리 나빠도 반성하지 않는 에이스는 필요 없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여론의 반발을 무시하고 억지로 돌아온다 해도 이런 자세를 고수하면 함께 뛰게 될 동료들로부터 환영받을 수도 없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반성 없이는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 돌아온다 해도 팀 내에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반성을 한 후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라며 “돌아올 수 있는 길은 정해져 있다. 모두가 아는 길인데 이재영과 그 주변 사람들만 모르는 것 같다. 정말 안타깝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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