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기자]“대~~호, 대~~~~호”
‘조선의 4번 타자’, ‘거인군단의 자존심’,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10번’ 이대호의 은퇴경기에서 마지막장을 채운 것은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2만3000여명의 만원 관중이 마지막으로 목 놓아 부른 이대호의 이름이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는 롯데와 LG의 경기가 끝난 후 이대호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 행사가 진행됐다. 사직에 모인 팬들은 진짜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이대호가 새롭게 펼쳐갈 인생 제2막을 응원했다.
은퇴식 포문을 연 것은 이대호의 야구인생을 펼치게 해준 은인이자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의 영상편지였다. 이를 시작으로 최준석, 오승환, 이우민, 정근우, 강민호, 김태군, 손아섭, 이승엽, 조성환, 심수창, 박용택 등 동료 선후배들의 축하영상이 이어졌다. 또한 일본과 미국리그에서 함께 뛴 동료들의 축하영상도 공개됐다.
|
이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이자, 롯데 그룹의 수장인 신동빈(67) 회장이 직접 이대호에게 구단 감사의 선물을 전달했다. 구단이 마련한 선물은 야구선수 이대호의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17년을 녹여낸 ‘헤리티지가 담긴 영구결번 반지’다. 이대호는 신 회장에게 답례품으로 실제 사용했던 글러브를 선물했다.
선물 전달식을 가진 후 전광판에는 딸과 아내의 영상편지가 흘러나왔다. 영상을 보던 이대호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팬들은 또 다시 “오 롯데 이대호~”를 합창하며 그를 다독였다.
고별사에서 이대호는 눈물이 터진 탓에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음을 추스린 그는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운을 뗀 후 꺼낸 첫 마디 “사실 오늘이 우리 아버지 기일이다. 기일에 은퇴식을 한다는 게 감회가 새롭고 슬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아버지 생각에 눈물을 훔친 그는 “더그아웃에서 보는 사직야구장 팬들을 보는 진풍경은 없었을 것이다. 부산 팬들의 함성만큼 든든한 함성은 세상에 없다”며 “20년 동안 사직야구장 더그아웃과 타석에서 나만큼 행복했던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고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그는 “사실 난 항상 부족한 선수였다. 가끔 눈을 감으면 내가 달려온 기억들이 떠올라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 실수보다 내가 때려낸 홈런을 기억해주고 타석에 설 때마다 믿고 응원해줬다. 팬들의 절대적인 응원 덕분에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둘렀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며 거듭 인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팬들과 ‘롯데의 우승’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한 마음도 꺼냈다. 이대호는 “팬 여러분이 꿈꿨던 롯데 우승은 이뤄내지 못했다”며 “돌아보면 내가 가장 부족했다. 후배들이 흔들릴 때 더 강하게 잡아주지 못했던 일, 흥분할 때 진정시키지 못했던 일 등 그런 순간이 자주 떠올라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롯데는 기회만 주어지고 경험만 쌓이면 몇 배로 활약할 젊은 후배들이 있다. 팬들이 변치 않는 믿음과 응원을 보내준다면, 또 내가 그랬듯이 동료와 후배, 팬 여러분이 한마음이 돼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롯데의 세 번째 우승이 멀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
그리고 이미 그라운드를 떠난 선배들을 언급하며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이대호는 “내게 프로 유니폼의 자부심을 가르쳐주셨던 최동원 선배님, 악바리 근성과 끈기를 알려준 박정태, 조성환 선배님, 롯데의 4번 타자로 크게 해주셨던 양상문 감독님 너무 감사하다”며 “또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과 가족 같은 분위기, 형님 같은 리더십을 보여준 조원우, 허문회 감독님께도 감사하다”며 머리 숙여 인사했다.
더불어 그는 하늘에 계신 할머님께 인사를 하며 또 한 번 눈물을 삼켰다. 이대호는 “하늘에 계신 사랑하는 할머니, 늘 걱정했던 손자가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박수를 받고 떠나는 선수가 됐다. 많이 보고 싶다”며 할머니를 목 놓아 불렀다. 끝으로 “나는 이제 배트와 글러브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이)예서와 예승이를 데리고 야구장에 오겠다. 롯데 선수 이대호는 내일부터 롯데팬 이대호가 되겠다. 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며 고별사를 마무리했다.
고별사가 끝난 사직구장에는 “이대호! 이대호!”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과 함께 그의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가수 체리필터가 직접 등장해 이대호의 등장곡인 ‘오리 날다’를 부르며 그의 마지막 가는 길과 새로운 2막 인생의 길을 축하했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는 “이대호”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그칠줄 몰랐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