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의 리턴샷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번개처럼 빠른 리턴샷. 10일 오전(한국시간) 프랜시스 티아포(미국)와의 2022 US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다. 뉴욕|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스페인의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19). 세계랭킹 4위인 그가 2022 US오픈 테니스 챔피언십 남자단식 결승까지 올라 세계 1위 등극을 눈앞에 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10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우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단식 4강전. 알카라스는 ‘미국의 희망’으로 급부상한 랭킹 26위 프랜시스 티아포(24)와 4시간19분 동안의 풀세트 접전 끝에 3-2(6-7<6-8>, 6-3, 6-1, 6-7<5-7>, 6-3)로 승리하며 대망의 결승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3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을 벌였고, 무려 13시간28분을 소화하고도 끄떡없는 체력으로 생애 첫 US오픈 결승에 오르는 괴력을 보여줬다.

그는 랭킹 17위 마린 칠리치(34·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에서는 3시간54분을 뛰며 3-2(6-4, 3-6, 6-4, 4-6, 6-3)로 이겼고, 이틀 뒤 8강전에서는 13위 야니크 시너(21·이탈리아)와 5시간15분의 혈전 끝에 3-2(6-3, 6-7<7-9>, 6-7<0-7>, 7-5, 6-3)로 승리했다.

알카라스 결승행
알카라스가 티아포를 세트스코어 3-2로 누른 뒤 좋아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다른 선수들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피지컬 능력을 보여준 것이, 무엇보다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5일새 5세트를 풀로 소화한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다른 선수같으면 다리에 쥐가 날 수 있는 경기시간이다.

“테니스는 포지션 스포츠다. 매우 빠르고 젊어야 한다”는 이번 대회 라파엘 나달의 말처럼,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발빠른 움직임으로 안정적인 스윙 위치를 잡고 샷을 날렸다. 그리고 젊은 피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넘어갈 듯 넘어갈 듯 위기상황에서도 고비를 넘기며 이번 대회에서 6경기 승승장구했다.

박용국 대한테니스협회 전무이사 겸 방송해설 위원은 알카라스에 대해 “젊지만 모든 면에서 강하다. 특히 체력과 멘털은 나달과 견주어 볼 만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와 라이징 샷 템포는 전성기 로저 페더러를 방불케 한다”고 강조했다.

알카라스는 드롭샷과 네트플레이까지 다재다능함과 다양성까지 구비하고 있다. 두손으로 치는 백스트로크도 노박 조코비치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카라스가 이번에 우승하면 지난 1990년 피트 샘프러스(미국) 이후 두번째로 US오픈 남자단식 패권을 차지하는 10대 선수가 된다. 또한 최연소로 남자단식 세계 1위에 등극한다.

카스퍼 루드
결승에 오른 카스퍼 루드(노르웨이). 뉴욕|AFP 연합뉴스

알카라스의 결승 상대는 랭킹 7위인 카스퍼 루드(24·노르웨이)다.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가 장점인 선수다. 그는 4강전에서 31위인 카렌 하차노프(26·러시아)를 3-1(7-6<7-5>, 6-2, 5-7, 6-2)로 물리쳤다. 루드가 결승에서 승리해도 생애 첫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우승이며, 세계 1위에 등극한다.

루드는 올해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에서 나달에 져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번에 다시 절호의 그랜드슬램 우승 기회를 잡은 것이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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