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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프로야구 레전드들이 아마추어 상대로 왜 저러나 했다. JTBC 최강야구 이야기다.

이승엽 감독이나 베테랑 박용택 등 일가를 이룬 인물들이 방송에서 그랬다. 고등학교 야구선수 상대로 질수도 있다고. 그러면서 꼭 이기고 싶다고.

그 모습을 보면서 ‘아마추어랑 경기하는데 승패가 뭐가 중요하지? 최강 몬스터즈엔 은퇴한지 얼마 안된 선수들도 꽤 있는데 이기는게 당연한거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야구에 100% 확률은 없지만, 나는 몬스터즈의 승리를 점쳤다.

‘최강야구’를 보면서도 계속 고개를 갸웃했다. 프로를 경험한 선수들이 승리후 환호하는 모습이 이상했다. 그게 아마추어 상대로 올바른 행동인가 싶기도 했다. 경험이 부족한 아마추어 선수 상대로 이기는건.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회차를 더하면서 내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감정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나도 야구선수였다’는 걸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긍정 에너지가 생겼다.

야구선수 출신중엔 은퇴 후 세상에 나와 각박하게 살아가는 선후배들이 많다. 그들도 ‘최강야구’를 보면서 나처럼 피가 끓었을 것이다.

몇년째 ‘야구가 위기’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나는 ‘최강야구’를 보면서 야구의 본질을 곰곰이 생각했다. TV속 은퇴선수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상대가 누구던지 최선을 다했다. 스포테인먼트의 지향성이 바로 승패와 더불어 최선을 다하는 자세다.

방송사는 많은 제작비와 인원을 투입해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 모든 노력이 사장되지 않으려면 출연진의 진정성이 필수다. 그렇게 시청자의 관심을 받으면 또다른 스포츠 프로그램의 제작으로 확장된다. 그렇게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비록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한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은 회차를 더할수록 몸을 던졌다.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프로는 승리를 위해 존재한다. 최상의 결과는 승리다. 프로의 마인드는 누구랑 하든 무조건 이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게 바로 프로의 본질이다. 출연하는 선수들도 아마 예상치 못했을거다. 하지만 유니폼을 입는 순간 잊었던 프로의식이 튀어나왔으리라 본다.

반면 아마추어는 과정이다. 그 모습도 방송에선 프로와 대비되며 앙상블을 이룬다. 이 프로그램은 야구저변 확대와 함께 아마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마 선수들도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직업야구인의 근성도 느꼈을거다.

그리고 시청자의 한사람인 나도 잊었던 프로정신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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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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