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501000805800058461

최근 KBO리그 A코치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여러 주제중에 슬럼프 탈출법이 인상적이었다.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슬럼프와 직면하는데, 그게 한번 빠지면 헤쳐나오기가 쉽지 않다. 나도 현역시절 많이 경험했다.

A코치는 “소속팀 선수들이 슬럼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며 탈출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는데,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A코치가 조언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선수들이 하나만 파는 경향이 있다. 타격코치와 상의는 하지만, 계속 자신의 내부로만 파고든다. 그런데 여러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 구단내부엔 다양한 팀원이 있다. 투수코치, 배터리코치, 수비코치, 선후배 등등. 그들은 모두 다른 시각에서 야구를 본다. 야구라는 종목 자체가 보는 각도에 따라 다 다르다. 그래서 팀네 다양한 전문가에게 조언받을 필요가 있다. 그들 모두 선수가 잘 되길 바라는 동료다.”

나의 현역시절을 돌아보면, 그때는 선을 넘는 코치가 많았다. 모든 코치가 선수를 개조한다며 이곳저곳 마구 손을 댔다. 장단점이 있었고 다툼도 많았다. 오죽했으면 염경엽 KBO기술위원장은 “폼만 바꾸다가 1할대 타자로 은퇴했다”고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현대야구는 분업화가 잘 되어있다. 더이상 코치가 선을 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는 선수가 선을 넘어야 한다. 선수가 여러 코치에게 다가가면 된다. 타격코치에게만 의지할 필요는 없다. 선수가 여러 코치를 찾아 조언받으면 된다. 그들은 매일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어렵지 않게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라고 툭툭 물어보면 된다. 슬럼프를 탈출법 중 하나가 시야를 넓히는거다.

이를테면 1,3루 코치는 타자를 눈앞에서 본다. 타자의 가슴과 등을 보며 평소와 뭐가 다른지 눈에 들어온다. 그건 더그아웃의 타격코치가 못 본 모습일 수 있다. 그렇게 의외의 곳에서 문제가 풀리기도 한다.

투수코치에겐 “요즘 투수공을 잘 못치겠다”고 하면 그는 투수 입장에서 “너가 이러니까 상대가 이걸 던진다”고 한마디 해줄수 있다. 사실 뻔하게 아는 내용일수도 있다. 그러나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뻔하게 아는 것도 계속 짚어야한다.

선수 주변엔 그를 지켜보는 다양한 동료가 있다. 슬럼프라고 자기 내부로만 파고들면 더 빠져나오지 못한다. 갇혀버린다. 그럴때 외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길 바란다. 때론 힘을 빼고 더 심신이 유연해져야 한다.

저니맨 대표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