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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제목 따라가기가 목표였다면 이룬 모양새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광복절 전날 일본 여행을 콘텐츠로 삼아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국민 예능’에서 ‘국민 밉상’으로 거듭날 기세다.

지난 14일 방송된 ‘미우새’에서는 이상민, 탁재훈, 김희철의 일본 도쿄 방문기가 그려졌다. 이들의 여행은 화보 촬영차 일본을 찾은 김희철의 초대로 성사됐다.

길거리를 걷던 세 사람은 이상민의 제안으로 한 고깃집에 들어섰다. 그는 숙소를 잡아준 김희철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생일이 임박한 탁재훈과 김희철을 축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탁재훈과 김희철은 ‘궁상민’으로 통하는 이상민이 밥을 산다고 하자 미심쩍은 눈치였다. 점원에게 건네받은 접시에 담긴 고기 두 점을 보고서 의심은 더욱이 커졌다. 알고 보니 이들이 받아든 막창은 100원(10엔)어치였다.

이들의 일상은 여느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상민의 궁상 맞은 캐릭터는 유효했고, 이를 핀잔주는 탁재훈도 여전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은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세 사람의 일본 촬영분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걸 기념하는 날인 광복절 전날에 방송한 것이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열린TV 시청자 세상’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미우새, 도대체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 알고 이런 방송 내보내는 겁니까’, ‘미우새 도쿄 SBS 선 넘네’, ‘한국에도 흔한 돼지고기 몇 점 쇠고기 몇 점 먹으러 일본까지’, ‘SBS는 일본방송인가요? 아니면 매국방송인가요?’, ‘미우새 제작진들 제정신인가요?’ 등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일본 여행 자체보다 방송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방송사인 SBS의 역사의식에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도 나온다. 2019년 2월 26일 방영된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는 인교진 소이현 부부의 일본 홋카이도 여행이 담겼다. 당시 삼일절을 앞두고 일본과 관련된 내용을 방송해 빈축을 샀다. 여기에 ‘미우새’의 사례가 더해지면서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제작진이 어떤 연유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내부에서 문제 제기한 이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프로그램 측이 보낸 보도자료의 첫 문장은 ‘일본으로 떠난 탁재훈, 이상민, 김희철이 대환장 궁상 케미를 선보이며 큰 웃음을 예고한다’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대환장’이라는 단어가 현 상황을 설명하기에 적합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SBS는 17일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미운 우리 새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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