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inals Murray Football
지난 23일 3021억 원의 계약을 연장한 애리조나 카디널스 한국계 쿼터백 카일러 머레이가 구단의 스티브 카임 단장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NFL 애리조나 카디널스 한국계 쿼터백 카일러 머레이(24)는 지난 주 5년 2억3050만 달러(3021억 원) 연장계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린베이 패커스 쿼터백 애런 로저스(38)의 NFL 최고 연봉 5000만 달러(655억 원)에 이어 랭킹 2위인 4610만 달러(604억 원)로 더 화제가 됐다. 개런티 연봉만 1억6000만 달러(2097억 원)다.

애리조나와 머레이는 최근 계약내용으로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이 됐다. 애리조나는 이번 계약 때 머레이가 무조건 1주일에 4시간씩 비디오 분석을 해야하는 조항을 넣었다. 계약조건이 공개되면서 언론은 머레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다. 구단은 이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유명한 라디오토크쇼 댄 패트릭쇼의 진행자 댄 패트릭은 머레이의 이번 4시간 비디오 분석을 주제로 다루면서 NFL 에이전트의 말을 빌려 “여지껏 이런 계약 조건은 없었다”고 했다.

구단의 이 조항을 삽입한데는 42세의 젊은 클리프 킹스버리 감독의 요구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동안 머레이가 경기 전 비디오 분석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게으르고 경기 준비 숙제를 하지 않는 쿼터백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당장 ESPN의 ‘파든 더 인터럽션(Pardon the interrution)’의 진행자는 “애리조나는 왜 머레이에게 이런 큰 계약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애리조나는 지난 시즌 개막 7연승 후 4승6패로 주춤하고 플레이오프에서도 1라운드에 지구 라이벌 LA 램스에 졌다. 구단은 후반기 추락이 쿼터백 머레이의 비디오 분석도 한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머레이는 지난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앉아서 몇 시간씩 비디오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팀의 비디오 분석에 불참하고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NFL 엘리트 쿼터백들은 경기 전 비디오 분석에 참가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연결해 가정에서 비디오를 점검할 수 있다.

1주일에 1경기, 정규시즌 17경기를 치르는 NFL은 비디오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머레이처럼 강한 어깨, 빠른 발의 하늘이 준 탤런트 소유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팀미팅을 무시한다. 머레이는 2019년 NFL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됐다. 사실 머레이처럼 러닝이 100m 단거리 선수를 방불케하는 쿼터백은 고교, 대학에서는 디펜스 마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NFL에서는 수비수들이 워낙 빨라 이게 통하지 않는다. 구단이 비디오분석을 강제로 삽입한 이유가 이미 지난 시즌 수비수 태클에 발목을 다쳐 팀에 나쁜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역대로 NFL에서 머레이같은 움직이는 ‘모빌 쿼터백’은 정규시즌에서는 어느 정도 성적을 내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번번이 실패한다. 반대로 오펜시브 라인맨들이 대형(포켓)을 형성하는 속에서 패스하는 고전적인 쿼터백들이 슈퍼볼을 차지한다.

머레이의 비디오분석 강제 조항은 이상한 계약(weird contract) 가운데 하나다. 비디오분석을 통한 2022시즌 머레이의 성적이 궁금하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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