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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셀 고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오른쪽). 사진은 지난 4월6일 FC도쿄전 때 모습.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신사적인 이니에스타가 물병을 걷어찼다고?’

‘스포니치 아 넥스’와 ‘더 페이지’ 등 일본 주요 언론은 9일 자국 프로축구 J리그 주빌로 이와타-비셀 고베전에서 ‘스페인 리빙 레전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8·비셀 고베)가 교체 지시로 벤치로 물러날 때 벌인 행동을 조명했다.

‘스포니치 아 넥스’는 10일 ‘고베 미드필더 이니에스타가 교체에 분노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전날 감독의 교체 지시에 불만을 품은 그의 행동을 언급했다.

이와타 원정으로 치른 정규리그 21라운드에 선발 출전한 이니에스타는 전반부터 예리한 침투 패스 등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그러다가 후반 19분 공격수 오사코 유야와 교체돼 물러났다. ‘스포니치 아 넥스’는 ‘이니에스타는 교체 지시를 받은 뒤 그라운드를 떠날 때 격렬한 태도를 보이며 왼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벤치에서) 왼발로 물건을 걷어찼다’고 했다. ‘더 페이지’도 ‘이니에스타가 플레이를 칭찬한 코치진과 팀 동료를 거부하듯 플라스틱 병을 걷어찼다’고 적었다.

이니에스타는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를 모두 거절했다. 다만 수비수 사카이 고도쿠는 이니에스타의 행동과 관련한 질문에 “누구도 교체될 때 기뻐하지 않는다. 그게 선수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동료의 행동을 감싸는 발언이다.

고베는 지난 시즌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리그 3위 호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 시즌 이니에스타는 물론 요시노리 무토 등 주력 선수가 부상, 부진에 시달리면서 팀이 크게 흔들렸다. 지난 3월20일 미우라 준히로 감독과 이별한 고베는 스페인 출신 미구헬 앙헬 로티나 감독과도 최근 결별했다. 그러다가 강화부를 책임졌던 요시다 다카유키가 소방수로 투입됐다. 또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린 스테판 무고사도 영입했다.

무고사는 이날 출전하지 않았지만 고베는 요시다 감독 체제에서 리그 3연승에 성공했다. 그는 이니에스타를 지속해서 선발로 쓰면서도 1984년생,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아홉 살이 된 점을 고려해 후반 중반에 벤치로 불러들이고 있다.

그런데 요시다 감독의 용병술은 결과적으로 돋보인다. 지난 6일 시미즈와 20라운드 홈경기에서도 이니에스타 대신 오사코를 투입했는데 후반 추가 시간 그가 결승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오사코는 후반 31분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이니에스타는 자신이 매 경기 후반 교체로 물러나는 것에 아쉬운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요시다 감독은 “이니에스타는 팀에 영감을 주기 위해 (교체 이후에도) 벤치에 앉았고 동료와 소통했다”며 일시적으로 감정 표현을 했을 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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