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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6연속시즌 100안타 돌파보다, 타격왕 경쟁보다, 타점 3위(59개·4일 현재)라는 게 더 놀랍다. ‘완성형 타자’ 이정후(24·키움)가 클러치히터로 진화했다.
이정후는 4일 현재 타격 각종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올라있다. 홈런 14개로 공동 2위, 59타점으로 단독 3위에 오른 지표는 이정후의 성장을 대변한다. 타격 기술이 좋은 ‘안타 제조기’에서 상대 팀이 핀치 상황에서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강타자로 부상했다. 역대 최연소(23세 10개월 12일) 6연속시즌 100안타 이상, 부동의 고의4구 1위(11개) 등이 이를 대변한다. 이정후는 “지난해 와일드카드결정전(WC)이 나를 바꿨다”고 말했다.
두산과 치른 WC 1차전에서 8회까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4 동점이던 9회초 2사 후 1,2루 기회가 찾아왔고, 이정후는 상대 마무리 김강률이 던진 시속 146㎞짜리 속구를 걷어 올려 중견수 키를 넘겼다. 주자일소 2타점 2루타. 2루에 안착한 그는 커다란 포효로 기쁨을 표출했다. 1패만 하면 시즌이 끝나는 무대에서, 상대 마무리를 무너뜨려 한 경기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직접 만들었으니 포효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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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살면서 가장 긴장했던 순간이었다. WC 1차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기 전까지는 클러치 상황이 되면 긴장했다. 이후에는 타점 기회를 즐기게 됐다. 긴장을 전혀 안할 수는 없지만, 기분좋은 긴장감으로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졌다. 나도 가끔 홈런이나 타점 수를 보며 놀라는데, 주자가 쌓였을 때 타석에 들어가는 게 기다려진다”며 웃었다.
장타율 2위(0.569)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홈런스윙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빵(4타수 무안타)을 쳐도 아무말씀 안하시는 아버지(LG 이종범 2군 감독)께서 홈런스윙을 하면 문자메시지로 회초리를 때리신다”는 이정후는 “상대 투수의 구위에 밀리지 말자는 생각만하고 타석에 선다. 강한 타구를 만들다보면 홈런은 따라오게 돼 있다는 게 아버지 조언”이라고 설명했다.
고졸(휘문고) 신인으로 데뷔한 2017년 전경기에 출장해 179안타를 뽑아낸 이정후는 2020년 15홈런이 자신의 한시즌 최다이다. 그는 “아버지께서는 ‘스물넷, 스물다섯 등 경험을 쌓고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홈런 수는 증가한다. 어릴 때는 강하고 정확한 타격에만 신경쓰는 쪽이 선수생활 전체를 볼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그 말씀대로 되고 있다. 그래서 홈런은 더더욱 의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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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특징은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을 탐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MLB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과 아시안은 체형이나 근질, 근력 등이 다르다. MLB 정상급 타자들의 타격을 따라하려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보다 나만의 루틴, 나만의 메커니즘 정립이 더 중요하다. 숫자로 드러나는 지표성적보다 ‘약체라는 평가를 뚫고 창단 첫 우승멤버가 됐다’는 타이틀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후 이름 앞에 시나브로 ‘국민타자’가 싹트기 시작했다. 꽃을 피우는 건 시간문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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