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겸-민호
최윤겸 청주FC 신임 감독과 아들 샤이니 멤버 민호.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아들(샤이니 민호)이 내 현장 복귀를 더 좋아해요. 청주 축구 붐 조성에 아들도 함께 하려고요.”

내년 K리그에 24번째 구단으로 참가하는 충북 청주 프로축구단(청주FC)의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최윤겸(60) 감독은 웃으며 말했다. 최 감독은 29일 본지와 통화에서 “오늘 청주에 내려왔다. 구단 관계자도 만나고 지역 방송국하고도 인터뷰했다”며 “본격적으로 스카우트 등 선수단 구성을 논의해야 한다. 다행히 청주가 K3에 참가했기에 기본적인 경기장이나 제반 시설은 잘 갖춰져 있다. 앞으로 훈련장 환경을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구단은 지난 27일 최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23일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K리그 진입을 승인받은 청주는 이틀 뒤 긴급 감독선발위원회를 거쳐 최 감독을 선임했다. 최 감독이 구단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을 두루 경험하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뽐낸 것과 더불어 최근 2년간 K리그 기술위원으로 여러 팀의 경기 평가부터 전술 연구까지 내공을 쌓으며 시야를 넓힌 것을 주목했다.

K팝그룹 ‘샤이니’ 민호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진 최 감독은 2016년엔 2부에 있던 강원FC 지휘봉을 잡아 1부로 승격시킨 적이 있다. 이후 부산 아이파크(2017~2018)와 제주(2019)에서 감독 생활을 하다가 최근 2년간 K리그 기술 위원으로 활동했다.

내년 2부에서 시작하는 청주 구단은 최 감독의 경험을 벗삼아 차기 시즌 스쿼드 구성은 물론, 유소년 육성 시스템 등을 논의 중이다. 최 감독은 “구단 대표(김현주)께서 굉장히 열정적이다. 무엇보다 다른 시도민구단과 비교해서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을 추구한다. 내게 ‘당장의 성과보다 붐 조성’에 힘써 달라더라. 물론 첫해부터 성적도 내면 금상첨화지만, 일단 팬과 호흡하는 구단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겸
지난 2016년 강원FC의 1부 승격을 확정지은 뒤 두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는 최 감독의 모습. 스포츠서울DB

3년여 만에 현장 지도자로 돌아오는 것에 아들도 기뻐한단다. 그는 “아들은 내가 나이도 많이 들어서 (지도자 중) 선참급에 들어가다 보니 (현장 복귀에 대해) 걱정했던 것 같다. 워낙 내가 복귀에 대해 열망도 있으니까…”라고 하면서도 “청주에 간다니까 굉장히 좋아하더라. 요즘 샤이니 멤버가 하나둘 입대하면서 단체 활동이 적은데, 아들은 ‘아버지가 스트레스 받을까 봐 과거엔 조심스러웠는데 이젠 자주 오겠다’고 했다. 청주 축구 붐 조성을 위해 아들을 몇 번 불러야 할 것 같다. 인기 떨어지기 전에 얼른 해야지~”라고 했다. 전화기 너머 웃음 소리가 들렸다.

2년간의 기술위원 생활은 ‘지도자 최윤겸’의 시야를 넓히는 데 이바지했다. 그는 “감독할 땐 몰랐는데 심판부터 연맹, 구단 프런트 등 한 경기를 위해 애쓰고 고생하는 분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꼈다. 또 감독관 등을 하면서 양쪽 팀을 다 바라보니까 축구 공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리그2는 평준화가 됐다. 1위나 최하위나 승점은 벌어져 있어도 막상 붙으면 큰 격차가 없다. 청주에 희망 요소라고 본다. 온 힘을 다해 청주 축구의 색깔을 펼쳐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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